보문산, 만인산, 식장산, 계족산, 금병산, 우산봉, 빈계산, 구봉산….
대전의 명산들이 하나의 산길〈지도〉로 죽 연결된다.

대전시와 민간 단체가 '대전둘레산길잇기'를 추진 중이다. 대전을 둘러싸고 있는 산 능선을 따라 한바퀴 빙 도는 순환 등산로를 만들자는 것. 20여개의 산봉우리에 총연장 120㎞쯤 되는 거리이다.

대전·충남 생명의 숲 산하 대전둘레산길잇기위원회(위원장 김선건 충남대 교수)는 지난해 9월부터 매달 한 차례씩 안내산행을 하고 있다. 회원 4~6명이 산행을 희망하는 50여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보문산성·계족산성 등 인근 문화유산, 생태 등을 안내하는 산행이다. 이번 5월까지 전체 12개 구간 가운데 9개 구간을 마쳤다. 위원회측은 한 바퀴 다 돌면 역순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대전둘레산길잇기는 지난해 초 김선건(59) 교수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많은 시민들이 편리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더불어 애향심을 고취시키자"는 취지였다. '강산에'란 필명으로 유명한 강모(43)씨 등 '산꾼'들에 의해 조금씩 시도되고 있던 것을 김 교수가 체계화시킨 것이었다.

제안은 곧바로 시민운동으로 점화됐다. 전양 충남대 교수, 안여종 한밭문화마당 사무국장, 장동환 변호사, 정은영 YMCA 간사, 소방본부 정운영씨 등으로 대전둘레산길잇기위원회가 구성됐다. 위원회는 매주 모여 지도를 들여다보며 노선에 대해 토론하고 실제 답사를 하며 안내리본을 다는 등 능선을 잇는 작업을 구체화시켜 나갔다. 답사 결과 군부대와 동물원 울타리 때문에 3곳의 능선이 끊어져 우회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하지만 대전을 하나의 산길로 충분히 이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위원회는 일반 시민과 함께 본격 산행에 나서기로 하고 우선 인터넷에 카페를 개설했다. 현재 300여명이 가입하는 등 시민 참여가 점차 늘고 있다.

대전시도 그 뜻에 공감, 3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등 위원회의 힘을 북돋아줬다. 시는 올해부터 2007년까지 148억원을 들여 ▲문화유적 정비 ▲도로·하천을 잇는 생태 구조물 ▲화장실이나 정자 등 편익시설 ▲나무계단·안전로프 등 안전시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대전시청 김상대(55) 공원녹지과장은 "둘레 산길을 걷다 보면 대전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느낄 수 있다"며 "대전을 사랑하는 마음이 절로 우러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동환(42) 변호사는 "일본 교토의 트래킹 코스는 그 자체가 훌륭한 관광상품"이라며 "둘레 산길을 걸어보면 대전이 어떻게 생겼고,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고 말했다.(042)226-5355, http://cafe.daum.net/djsarang

대전둘레산길잇기위원회가 지난 4월 시민들을 대상으로 8번째 안내 산행을 하면서 대전 갑하산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