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34)씨 등 청각장애인 4명은 지난달 25일 오전11시30분쯤 인천 남동구의 한 은행 앞에서 돈을 인출해 나온 김모(43·사업)씨의 차량에 다가가 약도가 그려진 종이를 보여주며 길을 묻는 척 했다.

조수석 창문이 열리는 순간 김씨는 손을 뻗어 530만원이 든 돈 봉투를 낚아챈 뒤 일당 김모(43)씨가 모는 오토바이를 타고 도망갔다. 이들은 이런 방법으로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5회에 걸쳐 492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인천 남동경찰서는 밝혔다.

이들은 은행 안에서 범행대상을 물색해 수화(手話)로 일당에게 알려주는 '찍새', 오토바이를 운전하는 '포수', 길을 묻는 척하며 돈을 낚아채는 '치기' 등으로 역할을 나눴다고 경찰은 밝혔다.

특히 이들은 금융기관 근처에서 2명이 타고 있는 오토바이는 경찰의 검문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오토바이에 1명만 타고 있다가 '치기'가 돈가방을 낚아채면 그때 태우고 도망가는 방법을 썼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범행을 부인하지만 CCTV 화면에 찍혀 증거가 명백하다"며 "청각장애인 모임이나 친구 소개 등을 통해 알게 된 뒤 고정적인 직업이 없어 생활이 힘들자 범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