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서양 미술사의 주요 회화 작품 34점에 담긴 화가의 시선과 내면세계를 인문학적인 글쓰기로 되살려 냈다. 저자에게 사랑은 화가의 욕망과 고뇌라는 프리즘을 통해 시대정신과 인간존재의 핵심에 접근하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그 사랑은 동경, 우아, 정념, 무상 등의 이미지로 변주된다. 보티첼리의 '봄'은 메디치 가문의 로렌초 대공이 "제노바의 별"이라고 부르던 열여섯 살 시모네타를 모델로 했다. 화가는 메디치 가문의 남성들이 그토록 탐내던 시모네타가 돌림병으로 갑자기 죽은 뒤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사랑의 공백을 그리움이란 이미지에 담았다. 사랑하는 여인의 이미지는 최후의 걸작으로 남는 경우가 많으며, 거기에는 사랑으로 숭고해진 삶에 대한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수도사들이 육욕을 물리치는 고행담을 담은 파티니르의 '성 안토니우스의 유혹'은 현대인에게는 사랑의 필수적인 동기처럼 되어 버린 유혹을 배척하는 시대상을 극적으로 표현했다. 민음사 주관 '올해의 논픽션상' 역사와 문화부문 수상작.
(사랑의 이미지 정진국 지음/민음사/303쪽/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