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주인공의 만화적 미모에 홀려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을 흐뭇하게 시청하고 있다. 청순한 외모와 상큼한 미소로 여성들에게 어필하는 캐릭터라, 그에 관련한 기사를 검색해 보니 역시 '꽃미남'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발견된다.
꽃미남이란 메트로 섹슈얼의 세련됨을 넘어 순정만화적인 인공의 여성성과 더 닮은 경우를 이른다. 한때 만화 독자들의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던 캐릭터들이 이렇게 실제의 인물로 눈에 들어오는 경우가 최근 들어 부쩍 늘고 있다.
만화적 인물뿐 아니다. 여타 대중 매체의 스토리와 플롯도 갈수록 만화를 닮는다. 평범한 여주인공이 따뜻하고 명랑한 심성으로 모든 외적 조건이 완벽한 냉혈한을 사로잡기 일쑤인 우리의 TV 드라마들은 한때 순정만화에서 전유물처럼 사용되던 로맨스를 변주한 것이다. 인터넷 소설들은 어떤가. 조회수가 높은 글일수록 전형적인 만화 코드로 사건과 인물을 구성하기 마련이다.
온라인 공간의 기호체계들 역시 만화적으로 구성되어 마치 거대한 만화책과 유사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말풍선과 플래시 처리된 카툰에 익숙한 네티즌들은 일상에서의 스타일도 세련보다는 과장의 재미를 좇는다. 특히 내가 거주하는 홍대 입구에는 부풀린 머리나 튀는 요란한 의상과 소품으로 차려입은 청춘들로 넘쳐난다. 만화가 현실의 이미지나 이야기와 어울린 양상들로 흥미있게 지켜보는 것들이다.
그러나 홍대 입구의 대로에 만화가게가 단 한 군데라는 사실이 방증하듯 작품으로서의 만화가 대중에게 접근하기는 여전히 힘겹다. 그저 만화 코드가 일부 활용되는 것일 뿐, 길을 잃고 표류하는 만화의 실상까지 미화하지는 말아야 한다.
(난나·만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