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대표팀 코치를 맡은 박찬숙씨가 17일 훈련 중인 선수들을 세심하게 살펴보고 있다.

"날개를 펴고 날아다니고 싶은 기분이에요. 그동안 꼭 하고 싶었던 일이거든요."

FIBA(국제농구연맹) 여자 농구 월드리그 예선 첫 경기를 하루 앞둔 17일 부천 실내체육관. 한국 대표팀의 자체 연습이 펼쳐진 이날,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는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띄었다. 한국여자 농구의 대명사 박찬숙 대한체육회 부회장. 지난 6일 여자 국가대표팀 코치로 선임된 박씨는 코트로 돌아왔다는 흥분감에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다.

"17세 때 태극 마크를 처음 달던 그 느낌 못지않아요." 1979년 세계선수권 준우승, 1984년 LA올림픽 은메달의 주인공이었던 박 코치는 은퇴 후 실업팀과 중학교팀 선수들을 가르치다 1998년 지도자 생활을 접었다. 이번 코치 복귀는 7년 만이며 국가대표팀을 맡은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박 코치의 일선 복귀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다. '체육회 부회장이 대표팀 코치를 하다니 코미디하는 거냐', '너무 욕심이 많은 거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다. 박 코치는 "그런 말들을 간접적으로 듣고 섭섭하긴 했지만 코트에서 그런 오해를 풀어낼 작정"이라고 말했다.

3년 후배인 박명수 대표팀 감독과 손발을 맞추게 된 박 코치는 선수들의 미세한 감정과 컨디션을 파악하고 조절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같은 여성으로서 터놓고 나눌 수 있는 부분이 더 많기 때문이다. 박 코치는 "박 감독과는 성(姓)도 같아서 한 가족 같다"면서 "대표팀이라는 '가정'의 안 살림과 바깥 살림을 서로 보완해가면서 잘 꾸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코트 안에서 작전 지시를 하던 박 감독도 "스스로를 낮추는 겸손한 모습과 식지 않는 뜨거운 열정이 인상적인 분"이라고 거들었다. 코칭 스태프의 호흡이 잘 맞아서인지 선수들도 힘들어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열심히 배워서 대표팀 첫 여성 감독이 되는 것이 목표예요." 선수들의 팔다리를 붙잡고 스트레칭을 돕던 박 코치는 "후배들에게 좋은 모델이 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18일부터 사흘간 펼쳐지는 월드리그 예선에는 한국·일본·호주·러시아 등 4개국이 참가해 풀리그를 벌이며, 상위 2개팀이 10월 11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본선대회 진출권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