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조 발원으로서 전주의 대표적 사적을 든다면? 많은 전주시민들은 그 답으로 풍남동 경기전(慶基殿·사적339호)을 들 것이다. 경기전은 조선 국조(國祖) 이성계의 어진(御眞·초상·보물 931호)을 봉안해온 곳으로 조선의 역사적 향기가 가장 진하게 드리워진 곳이다.

국립 전주박물관이 '왕의 초상-경기전과 태조 이성계'를 테마로 18일부터 6월30일까지 특별 기획전을 연다. 전란과 화재를 딛고 온전히 남은 이 태조의 어진 및 경기전의 유물, 문헌 등 200여점이 3부로 나뉘어 펼쳐진다. 박물관은 "1410년에 이어 1872년 다시 그려진 어진이 시민 앞에 공개되기 위해 외출하기는 처음"이라고 말한다.

1부 전시는 고문헌 및 고지도에서의 조선조 발원 전주의 모습과 태조 이성계 및 개국공신들의 활동상을 보여준다. 이성계의 고려말 호적 원본(국보131호), 조선 개국공신에게 준 공신녹권(錄卷·국보232호), 이성계가 딸에게 가옥 등을 하사하면서 준 문서(보물 515호)가 원본 공개된다.

2부는 이태조 어진을 집중 조명하면서 어진과 함께 보관돼 온 부속 유물·자료 들을 선보인다. 어진의 문화재적 의미와, 제작·봉안 과정을 입체적으로 살피게 한다. 3부 전시는 경기전의 변천과정을 설명한다. 국내·외에서 수집한 각종 지도와 문헌, 유물, 건축 모형, 사진 등을 통해 경기전의 과거와 현재를 살필 수 있다.

박물관 이수미 학예연구관은 "전주의 역사적 정체성을 이해하는 키워드로서 경기전과 태조 어진을 보여주기 위해 작년 6월부터 준비해왔고, '추억 속의 경기전' 사진 등은 시민 기증품을 모았다"고 설명한다.

경기전 태조 어진은 그가 태어난 함남 영흥의 준원전(濬源殿) 어진과 함께 광복 이전 온전한 모습으로 확인된 두 어진 중 하나. 1872년 어진은 1894년 동학군 전주입성 때 완주 위봉사로 옮겨졌다가 경기전 정전 내부 깊숙히 봉안돼 왔고, 1999년 그 모사본이 대중들에게 선보여 왔다.

민병훈 학예연구실장은 "전주 전통문화도시 가꾸기의 중심 공간으로 태조 어진과 경기전이 자리잡도록, 제례 등 소프트웨어를 복원하는 일에도 박물관이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