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호주 시드니 항구에 도착한 호이케메스가 달리기를 하며 신었던 운동화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그가 가진 것은 6켤레의 운동화와 강철 같은 의지력뿐이었다.

독일 출신 울트라 마라토너 아킴 호이케메스(53)는 인도네시아 지진해일(쓰나미) 피해 주민들을 위한 기금 모집을 위해 누구도 세우지 못한 대기록에 도전했다. 그는 지난달 2일 오전 9시30분 인도양에 접한 호주 퍼스를 출발, 15일 오전 10시38분 태평양에 접한 시드니에 도착했다. 무려 4568㎞를 43일13시간8분 만에 달렸다. 호주 대륙을 가장 빠른 시간에 가로지른 기록이다.

결승점에 들어서며 그가 외친 첫 마디는 "원더풀!" 호이케메스는 "나는 기록이 아니라 인간을 위해서 달렸다"며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우리가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105㎞를 달리면서 그는 순간순간 그만두고 싶을 때도 많았다고 고백했다.

널라버 평원을 지날 때는 따가운 태양에 살갗이 시뻘겋게 타고 다리 뒤쪽 피부가 완전히 벗겨졌다. 그래도 그는 아내의 두꺼운 스타킹을 신고 다시 달렸다.

사막을 횡단하는 마라톤이라고 해도 대개 6일간 200㎞ 정도를 달린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호이케메스의 이번 기록은 체력의 한계를 무찌른 의지력의 승전보다.

국제 빈민구호단체인 옥스팜은 호이케메스의 '호주 횡단 달리기'를 통해 모은 기금으로 인도네시아 아체 주민 7만명에게 물과 주택을 공급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