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여론조사회사의 국내 진출이 늘어나면서 토종기업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세계 10대 여론조사 그룹의 하나인 밀워드 브라운(Millward Brown)은 최근 지난해 매출액 기준으로 국내 7위(110억원)인 미디어리서치사를 합병했다. 전 세계 40여개 국가에 60여개의 지사를 두고 있는 밀워드 브라운은 세계적인 광고·리서치·마케팅 그룹인 WPP의 자회사. 국내 2~3위의 광고회사였던 LG애드와 금강기획을 인수한 바 있는 WPP그룹은 이미 리서치 인터내셔날(RI)을 통해 국내 여론조사시장에 거점을 마련해 놓고 있다.
밀워드 브라운의 국내 진출로 인해 상위 10대 여론조사 회사 중 외국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5개로 늘어났다. 특히 외국계 회사는 지난해 286억원의 매출액으로 1위를 차지했던 AC닐슨코리아를 비롯, TNS(2위·244억원)·RI(4위·190억원)·시노베이트(6위·125억원) 등이 상위권에 줄줄이 포진해 있다.
토종기업 중에서는 한국리서치(3위·220억원)와 한국갤럽(5위·180억원) 등 2개 회사가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선전하고 있다. 리서치앤 리서치(70억원)·코리아리서치센터(62억원)·동서리서치(61억원) 등 국내 기업은 10위권에는 포함되어 있다.
외국계 진출이 늘면서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외국계로 변신하는 미디어리서치는 우선 당장 기업 마케팅조사 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마케팅조사는 조사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시장으로, AC닐슨과 시노베이트를 비롯한 외국계가 특히 강세를 보이고 있는 부문. 미디어리서치 김정훈 사장은 "세계적으로 검증된 밀워드 브라운의 조사모델을 활용해서 지금보다 훨씬 과학적이고 질 좋은 서비스와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이용한 폭넓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회사들은 한국인의 특성에 맞는 조사방법 개발 등을 통해 외국계에 맞서고 있다. 한국갤럽의 박무익 소장은 "외국의 조사모델은 한국인에게 적용하기 어려운 것이 대부분"이라며 "한국인에게 맞는 조사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대리서치 이상경 사장도 "자본과 선진 조사기법을 앞세운 외국계의 진출은 피할 수 없는 대세"라며 "국내 조사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정보통신(IT) 기술과 인터넷을 이용한 새로운 조사방식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