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사들끼리 대화할 때마다 "스승의 날을 학년 말로 바꾸거나 없애자"는 말이 나온다. 교사가 촌지나 선물을 기다리는 비윤리적인 인간으로 폄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5월이면 매스컴과 교육당국으로부터 촌지를 받는지 감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게 교사의 현실이다.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교사의 일원으로서 부끄럽고, 국민에게 죄송하다. 그래서 스승의 날을 앞두고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선생님들은 좀더 당당해지자.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아무것도 받지 말고 우리의 사랑을 나누어주자.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칭찬과 격려의 편지를 먼저 보내자.
학생들은 이번에 은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꼭 전하자. 현재 담임 선생님이 아니라 작년·재작년 지나간 스승에게 편지를 쓰자. 찾아갈 수 있다면 더욱 좋다.
학부모들은 5월만 되면 어린이날·어버이날·스승의 날 때문에 가계에 부담이 될 것이다. 이번 스승의 날은 정말로 스승에게 감사하는 날이 됐으면 한다. 내 자식을 잘 보이기 위해 교사에게 주는 선물은 하지 말자. 대신 여러분의 학창 시절 스승을 찾아가 인사하는 모습을 자녀에게 보여줬으면 한다.
언론은 교육문제를 다룰 때 한 번 더 심사숙고해주기 바란다. 교육당국이나 학교·교사의 잘못을 눈감아 달라고 하지는 않겠다. 다만, 자라는 우리 학생에게 미칠 영향과 사회 정의 입장에서 접근했으면 한다.
38년을 오로지 초등 교육에 몸바쳐 왔는데, 스승의 날을 맞이해 이런 글을 써야 하는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 스승의 날이 교사로서 보람을 느끼는 편안한 날이 되었으면 좋겠다.
(배종학·초등교장 협의회장·서울 신답초등학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