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인터넷을 이용한 원격 사냥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인터넷 원격 사냥은 사냥터 곳곳에 설치한 엽총을 인터넷에 연결, 수천㎞ 떨어진 집 안에서도 동물을 잡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자기 집 컴퓨터 모니터에 엽총의 조준경을 통해 본 '현장 상황'이 비친다. '사냥꾼'은 방 안에서 조이스틱으로 조준경을 움직이며 사냥감을 기다린다. 사냥감이 모니터에 나타나면 마우스를 눌러 사냥터 엽총 방아쇠를 당기는 것.

미국 사업가 존 록우드(40)가 시스템을 개발해 올 초 텍사스주의 개인 사냥터에 설치하고 영업을 시작했다.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미국 밖에서도 사냥이 가능하다.

이 사업이 소문을 타면서 폐지·허용론자 간 논전이 불붙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8일 전했다. 최소 14개 주 의회에서 원격 사냥 금지를 추진 중이다.

버지니아주는 원격사냥 금지법이 이미 통과돼 7월 1일 발효한다. 연방 하원에도 원격 사냥업자 등을 최고 5년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공화당 의원에 의해 지난달 제안됐다.

반대론자는 인터넷을 이용해 동물을 쏴 죽이는 것을 허용하면 그 다음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원격 총격'이 등장할지 모른다고 우려한다.

오랜 앙숙인 미국총기협회(NRA)와 동물보호운동가들도 손잡고 반대에 나섰다. "신종 동물 학대"라는 게 동물보호론자의 논리다. NRA는 원격 사냥이 확산되면 사냥총 판매가 줄어들까 내심 걱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록우드는 "실제 사냥터에 나갈 수 없는 장애인 등을 위한 서비스"라고 반박했다.

입으로 마우스를 움직이며 원격 사냥을 즐기는 전신마비 장애인 데일 해그버그(38)는 "나 같은 사람을 생각하면 쉽게 금지 주장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