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개혁추진위가 검사의 피고인 訊問신문과, 검사가 만든 피의자 신문조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쪽으로 형사소송법을 개정하려하자 검찰이 이에 반대하면서 비롯된 양측의 대립이 3일 검찰 입장을 존중하는 쪽으로 타협의 길을 찾은 것은 일단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를 계기로 평검사 회의 등 집단 행동에 나섰던 검찰의 격앙된 분위기도 잦아들 것으로 기대된다. 당장 대전 평검사들이 예정했던 모임을 취소했고, 9일 전후로 열릴 예정이던 전국 평검사 회의도 불투명해졌다고 한다.
사실 개혁위의 형소법 개정안은 대한변협도 "여론 수렴과 검증절차 없는 급속한 제도 개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정도로 급진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다 경찰의 수사권 독립 요구, 여권의 공직부패수사처 설립 시도 등 검찰에 가해진 동시다발적인 압력이 평검사들에게 위기 의식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이번 형소법 개정案안은 검찰이나 법원 경험이 없는 변호사 출신의 젊은 청와대 비서관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혁위 구성도 총리 장관 청와대수석 등 정부측 인사가 절반을 넘어 청와대안이 그대로 관철될 가능성이 컸었다. 검사들로선 형소법 개정을 주도하는 사람의 경력과 개혁위원 면면에서 이번 형소법 개정의 의도를 검찰의 힘을 빼겠다는 것으로 읽을 만한 부분도 없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도 검사들의 집단행동을 두둔하기는 어려웠다. 개혁위에는 검찰을 관할하는 법무부장관도 들어가 있고, 실무추진단 회의에도 검사가 4명이나 있다. 더구나 검찰에 대한 합리적인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勢세를 얻을 만큼 검찰의 과거와 현재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이 고운 것만도 아니다.
따라서 이번 파동이 청와대가 주도하는 사법개혁추진위의 유연한 대응으로 해법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최고사정기관으로서 검찰의 위상을 권력이 부분적으로나마 존중해 줬다는 점에서 검찰엔 오히려 숙제를 안겨줬다고 볼 수도 있다. 검찰의 自淨자정 결의가 더 절실해 졌다는 얘기다. 검사들은 이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검찰 개혁 방안을 스스로 만들어 내놓음으로써 자율적 개혁의 길을 걸을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또 검찰 생각을 반영했다고 해서 사법개혁추진위가 형사 피고인의 인권을 존중하는 쪽으로 형사재판 체계를 바꾸려던 기본 입장마저 바꿔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