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브라운은
'한국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 작가'로 첫손에 꼽히는 앤서니 브라운은 1946년 영국 셰필드에서 태어나 리즈 미술대학에서 그래픽 디자인을 공부했다. 1992년 '동물원'으로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을 수상했고, 2000년에는 세계 최고의 그림책 작가에게 주는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고릴라' '미술관에 간 윌리' '돼지책' '우리 엄마' 등이 있다.
최근에 나는 런던에서 캔터베리로 이사를 했습니다. 아직 스투어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차갑긴 하지만 이곳도 따뜻한 봄날입니다.
지난 4월 볼로냐 국제어린이도서전에 갔을 때 한국에서 온 출판사 편집자들을 여럿 만났습니다. 그들은 저에게 반갑게 인사를 전하며 기쁜 소식을 전해주더군요. 앤서니 브라운이 한국 어린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이라고요. 정말인가요? 나는 내가 어릴 때 좋아했을 것 같은 책을 쓰고 그립니다. 고릴라, 윌리 시리즈 모두 마찬가지예요. 그러고 보면 내가 열일곱 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는 나의 어린 시절을 행복으로 채워준 최고의 은인입니다. '고릴라'를 꼭 닮은 아버지는 군인, 교사, 식당 주인 등 여러 가지 일을 하셨지요. 고릴라처럼 체격도 크고 엄한 분이었지만 내가 식당 바닥에 쪼그려 앉아 그림 그리는 걸 언제고 행복한 표정으로 지켜보셨습니다. 그분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워 주셨습니다.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된 나 역시 그들이 좋아하는 음악과 그림을 어릴 때부터 계속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웠습니다.
한국에선 5월 5일이 어린이날이라고 들었습니다. 내가 이 편지를 통해 전하고 싶은 바람은 꼭 한 가지입니다. 어른과 어린이가 서로에게 귀를 기울이는 것!그리고 함께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지요.
곧 한국에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원화전이 계획대로 성사된다면 말이지요. 그 시간이 멀지 않기를 희망하면서, 안녕!
(2005년 4월 캔터베리에서, 앤서니 브라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