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대통합(The Unity of Know- ledge)을 부제로 달고 있는 야심찬 이 책은 모든 분과학문의 통합적 지식을 모색한다. 원제는 'Consilience'. 웬만한 영어사전에 나오지 않는 이 말은 라틴어 'consiliere'에서 온 것으로 '더불어 넘나든다'(jumping together)는 뜻을 담고 있다.
역자 최재천 서울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적합한 번역어를 찾아 5년간 고심하다 웬만한 국어사전에는 나오지 않는 '통섭(統攝)'이란 용어를 골라냈다. 불교와 성리학, 최한기의 기학(氣學)에도 등장하는 이 말은 '큰 줄기를 잡다' 혹은 '총괄하여 관할한다'는 의미다. 사물에 널리 통하는 원리로 학문의 큰 줄기를 잡기 위해 저술된 원저의 번역어로 매우 적절하게 보인다.
최 교수의 스승인 저자는 개미연구의 권위자이자 사회생물학의 창시자로 '인간 본성에 대하여'와 '개미'로 퓰리처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생물학뿐만 아니라 학문 전체에 큰 영향을 준 현대의 지성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는 이 책에서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의 벽을 허물고 틈을 메우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탈레스가 가졌던 과학의 통일성에 대한 믿음을 서구학문의 근본정신으로 재조명하고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의 대립, 마음과 몸의 이분법, 유물론자와 유신론자의 적대 등을 최근의 과학성과를 통해 넘나들며 종합을 모색한다.
르네상스 시기 학자들은 거의 모든 분야에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미술·음악·건축·수학·해부학 등 모든 분야의 학문을 '통섭'했다. 이 책은 분과학문의 경계를 넘어 지식체계를 통합하는 새로운 르네상스시대에 대한 전망을 가늠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