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재위 1724~1776)가 왕에 오르기 전 살았던 경복궁 서쪽 창의궁(彰義宮)의 돌담 지대석(址臺石·바닥 기초를 이루는 돌) 80여개가 하수관 매설 공사 도중 발견됐지만, 그중 30여개 이상이 부서져 폐기됐다. 종로구 통의동 25번지 일대 백송길에서 지난 26일 시작된 하수관로 공사 중 지표 50㎝ 아래에서 원형을 유지한 지대석이 발견됐으나 27일 주민들이 종로구청에 신고할 때까지 공사는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30여개 이상의 지대석이 버려졌다. 한 공사 관계자는 “버린 돌들은 폐기업체에 맡겨 부숴 버렸다”고 밝혔다. 현장 부근에는 ‘창의궁터’라는 문화재 표석까지 있었지만, 공사를 감독한 종로구청은 문화재조사를 위한 사전 준비가 없었다. 현장을 조사한 김동욱·손영식 문화재위원은 “1908년 작성된 ‘창의궁 배치도’와 장대석의 위치를 비교하면 이 돌들은 창의궁 북쪽 담의 지대석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신형준기자
입력 2005.04.28. 18:35 | 수정 2020.08.19. 16: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