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자제도가 28일부터 폐지된다. 금융기관으로부터 30만원 이상 빌린 뒤 이를 3개월 이상 갚지 않은 사람들에 따라붙었던 '신용불량자'라는 꼬리표가 사라지는 것이다. 신용불량자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금융거래를 못하고, 就業취업이 어려웠던 사회적 差別차별도 없어진다. '작년 말 현재 신용불량자 361만명'을 끝으로 신용불량자에 대한 통계도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신용불량자 용어가 없어진다고 해서 지금까지의 신용불량자들이 신용 赦免사면을 받는 것은 아니다. 신용불량자들이 갚아야 할 빚과 延滯연체 정보는 금융권 전산망에 그대로 남는다. 대출을 받을 때 정상적인 경우보다 높은 金利금리를 물어야 하는 등 이런저런 불이익과 차별도 완전히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신용불량자가 아니었던 사람들도 이제부터는 자신의 신용 經歷경력 관리에 부쩍 신경을 써야 한다. 금융기관들이 앞으로 고객에 대한 신용 정보 관리를 훨씬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금융기관들은 고객의 財産재산과 所得소득, 금융거래 기록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고객별로 신용등급을 매기고, 그 등급에 따라 대출 한도와 금리를 비롯한 금융 서비스에 차별을 둘 계획이다.

무심코 대출금 상환을 1~2개월 연체하게 된 경우 지금까지는 신용불량자로 등록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신용등급이 떨어져 불이익을 받게 된다. 한마디로 신용불량자라는 획일적인 '딱지'가 없어지는 대신 '신용등급'이라는 새로운 '階級계급'과 '序列서열'이 생기는 것이다. 이젠 선진국처럼 자신의 신용을 자신이 관리하고 책임지는 금융거래 질서에 적응해 나가야 한다.

신용불량자라는 호칭은 사라지지만 그에 대한 문제 의식까지 사라져서는 안 된다. 신용불량자 문제로 민간 소비가 위축되고 경기 회복이 더뎌지는 문제는 그대로 남아 있다. 정부 역시 신용불량자라는 말을 없애는 돈 안 드는 서비스보다는 일자리가 없어서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을 만들어내지 않도록 경제를 살리는 데 정책 목표를 두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