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그룹 임창욱(林昌郁)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2002년 시작됐다. 인천지검 특수부가 한 폐기물업체의 횡령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의문의 72억여원이 이 업체 대표 유모씨를 거쳐 임 회장의 계좌에 입금된 사실이 포착되면서였다. 당시 임 회장의 계좌는 임 회장의 자금 관리인인 박모씨가 관리하고 있었다.

검찰은 대상그룹 경영지원본부장 출신인 유씨와 박씨를 상대로 임 회장 관련 여부에 대해 내사를 벌였으나 유씨는 "나의 독자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그해 7월 유씨와 박씨 등 실무자 2명을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한 뒤 임 회장도 정식 입건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임 회장은 그해 11월 세 차례 검찰 소환에 응한 뒤 병을 이유로 소환에 불응하다 도피했다. 임 회장은 소환 조사에서 "그 돈이 왜 내 계좌에 들어 왔는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던 중 2003년 2~3월 검찰 정기 인사로 인천지검장이 이종백(李鍾伯·현 서울중앙지검장) 검사장으로 바뀌었고, 담당 부장 및 주임 검사도 모두 교체됐다. 2003년 4월 검찰에 자수한 임 회장을 수사했으나 검찰은 임 회장을 기소하지 않았고 작년 1월 '참고인 중지' 결정을 내렸다. 중요 참고인들이 달아났기 때문이라는 것이 '참고인 중지' 조치의 이유였다.

그러나 서울고법이 올 1월 유씨 등에 대한 항소심 재판에서 "유씨 등과 임 회장의 공범관계가 넉넉히 인정된다"며 실제 범행을 주도한 사람이 임 회장이라고 판단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법원은 문제의 폐기물업체가 대상그룹의 위장 계열사란 점도 인정했다. 임 회장이 72억원의 비자금 조성을 주도했다고 법원이 인정하자, 검찰이 기소조차 하지 않은 것은 '봐주기' 수사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