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문을 여는 '광주전시컨벤션센터'(GEXCO)의 명칭은 어떻게 될 것인가.
박광태 광주시장이 최근 "김대중컨벤션센터로 이름을 고치자"라는 의견을 제기한 뒤 논란이 분분하다.
박 시장은 이달초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예산지원 등 센터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며 "김 전 대통령 이름을 붙이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해볼 만 하다"고 운을 떼었다.
이어 조영복 광주전시컨벤션센터 사장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김 전 대통령 처럼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이름이 필요하다"며 "마케팅에 큰 도움이 되고, 그를 기리는 의미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센다이로(路)'에서 '빛고을로(路)'의 개명을 밀어 부친 데서 보듯 박 시장의 추진력이 대단해, 센터 개명문제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호남이 배출한 대통령의 위업을 기리자는 뜻이나 컨벤션센터도 마케팅 개념을 도입해야한다는데는 얼마든지 동의한다. 하지만 이름은 특정 시설물에 한번 붙이면 다른 곳에는 사용하기 어렵다. 국제적 이용측면에서 대중성이 비교적 떨어진 '컨벤션센터'에 김 전대통령의 이름을 붙이는 것은 좀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닌가 한다. 김 전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유일한 노벨상 수상자이다. 국내 정치인으로 국제적인 지명도가 가장 높다. 따라서 그런 위상과 격에 어울리는, '저명하고 대중적인' 시설물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많은 국내외 사람들이 이용하는 국제공항이 제격이다. 미국 뉴욕의 존에프케네디공항, 프랑스 파리의 드골공항이 대표적인 경우다. 로널드 레이건 등 컨벤션센터에 이름을 붙인 전직 국가원수들도 있지만 별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논란 과정 속에 "2007년 개장하는 무안국제공항을 김대중 공항으로 하자"는 대안이 등장하고 있다. 무안국제공항은 그의 정치적 고향인 목포권인데다, 10년쯤 후 'J프로젝트' 등 서남해권 관광개발이 제대로 이뤄질 경우 최소 500만명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이용할 전망이다.
광주 시의회도 찬성보다는 유보 또는 반대론이 더 많다. 당별로 보면 박 시장과 같은 민주당 소속은 대부분 찬성하지만, 여당인 열린 우리당 소속은 반대하고 있다.
그래서 박 시장의 개명추진이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의식, '김대중 정서'를 진작시키자는 뜻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다행히 박 시장은 논란이 거듭되자,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센터측은 내주 이사회를 열어 조사 결과를 토대로 논의한다고 한다. 박 시장이 가장 존경한다고 밝혀온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을 보다 더 선양할 수 있는 방향이 결국 그 '존경심'을 더욱 높여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