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32·텍사스 레인저스)가 달라졌다.” 25일(한국시각) 텍사스 지역 언론들의 평가다. 양키스전에서 시즌 2승을 따낸 박찬호를 두고 “다시 태어났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박찬호의 최근 투구 모습은 확실히 지난 3년간과는 다르다. 박찬호는 그 비결을 “아프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측근을 통한 간접 인터뷰로 박찬호의 요즘 심정을 들어봤다.

◆ “허리가 편안해요”

“그만 던지려고 했는데 감독이 더 던지라고 하더군요. 제가 무슨 힘이 있겠습니까? 그대로 따라야지.” 박찬호의 엄살 섞인 푸념이다. 그는 24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122개를 던진 것을 두고 “왜 그렇게 많이 던졌느냐”는 질문을 받자 이렇게 대답했다. 많은 투구수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은 그가 더 이상 아프지 않다는 증거. 벅 쇼월터 감독도 이것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이다.

올시즌 달라진 박찬호의 힘은 건강한 허리에서 비롯된다. 박찬호는 지난 겨울 단 한 번도 허리가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2002년 이후 3년간 국내 체류시 호텔 침대가 너무 푹신하다거나 너무 딱딱하다며, 바닥에서 잔 적이 많았지만, 지난 겨울엔 그런 모습이 사라졌다. 그러나 요즘도 마운드에 오르면 긴장하기는 마찬가지다. 또 부상을 당할까 겁이 나기 때문이다. 박찬호는 “사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투구할 때 왼발을 멀리 뻗으려면 겁부터 났다. 허리에 부담이 가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요즘은 아프지 않다”고 말했다. 24일 양키스전 5회말 데릭 지터와 상대할 때는 과거 다저스 시절의 역동적인 투구폼이 되살아났다.

◆ 노모는 동병상련의 친구

박찬호는 양키스전에 앞서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막상 마운드에 올라가니까 힘이 났으며 이닝을 거듭할수록 좋아졌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서는 점심 때 음식을 잘못 먹고 체해 손을 따고 마운드에 올라갔다는 뒷얘기도 공개했다. 최악의 컨디션이었지만 노련미로 실점을 최소화했던 것.

박찬호는 양키스전 직후 일본 기자들에게 노모 히데오(37)의 충고가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지난 20일(한국시각) 양키스전에서 랜디 존슨을 꺾고 승리 투수가 됐던 노모는 21일 탬파에서 박찬호를 만나 “긴장하지 말고 평소처럼 편안하게 던지면 된다”고 충고했다.

박찬호의 휴대전화엔 노모의 전화번호가 등록되어 있다. 두 선수는 가끔 통화하며 서로를 격려하는데, 대화는 주로 영어로 이뤄지지만 박찬호의 중급 수준의 일본어 실력도 대화에 도움을 준다. 두 선수 모두 메이저리그에서 천국과 지옥을 두루 경험해 동병상련의 심정이라고. 박찬호는 노모 이외에도 다저스 시절 팀 동료들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케빈 브라운, 게리 셰필드와 따로 만났다. 이들은 박찬호가 사주는 불고기 등 한국 음식에 푹 빠져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