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페스 오브라도르

"제발 감옥 가도록 내버려 달라."

내년 멕시코 대선 선두주자인 야당 소속의 멕시코시티 시장이 자신의 보석금을 대신 내줘 감옥행을 면하게 해준 여당에 맞서 스스로 감옥행을 요구하고 나섰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은 지난 20일 고향인 타바스코주(州)를 방문, "그들(여당)이 노리는 것은 나를 소송에 그대로 묶어 둔 채 석방시켜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신이 투옥되는 것이 대선전략에 불리하다고 판단한 여당이 '보석'이란 희한한 술수를 썼다는 것이다.

내년 7월 대선을 앞두고 현재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로페스 오브라도르 시장은 빈센트 폭스 현 대통령의 우파 집권당에 맞서는 좌파 민주혁명당 소속. 그의 지지도는 최근 38%까지 치솟아 집권당과 제1야당 예상 후보를 10~30% 가까이 따돌리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최근 멕시코 사법당국으로부터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됐다. 자신이 시장으로 있는 멕시코시티가 법원 명령을 어긴 채 강제수용 토지를 계속 보유했다는 혐의였다. 하지만 여당 하원의원 2명은 즉각 로페스 오브라도르에 대한 보석금 180달러(약 18만원)를 대신 납부, 그의 구속을 막았다. 멕시코 법에 따르면 보석금은 제3자가 납부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이에 따라 연방법원은 그를 구속하는 대신 법원 출두만을 명할 수 있게 됐다. 만약 재판과정이 길어져 그가 대선 입후보 시점까지 피고인 신분으로 남아 있으면 입후보 자격이 박탈된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지지자들은 조만간 그의 감옥행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일 태세다.

이 때문에 멕시코에서는 대통령 되기보다 감옥가기가 더 어렵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