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점이란 평가가 지나치지 않은 DVD 타이틀이 출시된다. 그 주인공은 ‘인크레더블’. “인크레더블”이란 믿기 힘들 정도로 “대단하다”를 뜻하는 형용사인데 원제(The Incredibles)는 바로 이런 사람들의 집합체인 초능력자들을 의미한다. 영화는 수퍼 파워를 가진 가족이 자신들의 능력을 숨기고 평범하게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겪게 되는 갈등과 이를 극복해 나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독특한 능력이 사회라는 시스템 속에 갇혀 무기력하게 살아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은 높이 비상할 날을 꿈꾸며 살고 있는 이 땅의 여러 가장들의 모습과 닮아 있다. 디지털 기술로 만들어진 캐릭터지만 가족애와 같은 섬세한 감동을 전문 배우 뺨칠 정도로 소화해낸다. 이런 면에서 아동물의 대명사인 디즈니-픽사사의 6번째 합작 애니메이션이지만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흔치 않은 작품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다.

볼거리라는 측면에서도 놀랍기만 하다. 3D 애니메이션의 난이도를 판단하는 세 가지 주요 기준(머리카락, 물, 불) 중에서 으뜸은 머리카락이다. ‘인크레더블’에서는 몇백만 올로 이루어진 머리카락이 물에 젖었건 무스를 발랐건 모든 상황에 맞춰 실사를 방불케 하는 느낌으로 표현된다. 특히 장녀인 바이올렛의 치렁치렁한 긴 머리는 그동안 컴퓨터 그래픽에서 이론상으로만 구현 가능하다고 여겨지던 부분이라 놀라움은 더 커진다. 캐릭터의 아기자기한 표정이나 매 장면마다 펼쳐지는 화려한 배경들은 단 한 번만 감상하기에는 아쉬움이 느껴질 만큼 정교하게 디자인되어 있다.

감독은 물론 각본과 극중 에드나의 목소리까지 1인 3역을 담당했던 브래드 버드는 4년간 고생해서 만든 이 작품을 극장에서 한번 보고 사라지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극장 상영용 필름을 제작하면서 동시에 오래 간직될 가치가 있는 DVD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예컨대 스페셜 피처의 대부분은 개봉 전에 이미 완성되었으며 DVD 제작만을 위해 데이터 압축전문가와 색보정 전문가를 별도로 고용했다. 앞으로 DVD에서 화질과 음질의 최고를 논하자면 ‘인크레더블’ DVD가 그 기준이 될 것이다. 또한 픽사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DVD의 또 다른 덕목인 반복시청에서도 높을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DVD 본 고장인 미국에서는 출시 첫날 500만장을 돌파하였으며 지금까지 누적 판매수량이 2천만장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쉽게도 국내에서는 작년 12월 벌어진 애니메이션 대첩에서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밀려 더 많은 관객들에게 다가서지 못했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이자 수퍼 히어로물이라는 선입관을 버린다면 인생에서 결코 아깝지 않은 2시간을 보낼 수 있다. 5.1채널의 한국어 더빙도 포함되어 있으므로 2만원 이하에 구입할 수 있는 어린이날 선물로 추천하고 싶다.

(박진홍·DVD프라임 대표 park@dvdpri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