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에 나오는 얘기는 이 세상 어딘가에 반드시 존재한다고 봐요. 극중 남편 치영(전광렬)의 행동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어요.”

지난주 막을 내린 SBS TV 금요 드라마 ‘사랑공감’. 높은 시청률은 아니었지만 많은 주부들은 브라운관 앞에서 쉴 새 없이 눈물을 닦아야 했다. 첫사랑에게 눈을 돌린 채 자신에게 진심을 보이지 않는 남자와 사는 여인, 윤지숙이 그 중심에 있었다. ‘대장금’의 표독스러운 최 상궁에 이어 정반대의 캐릭터 윤지숙을 처연한 눈물 연기로 그려낸 견미리는 박수를 받을 만했다.

“솔직히 눈물 흘리는 장면이 너무 많아서 무겁고 힘들었어요. 그래도 인터넷에서 ‘사랑공감’의 주인공 네 명 중 가장 ‘공감이 가게 연기하는 배우’를 묻는 설문조사에서 제가 1등 하는 걸 보니까 뿌듯하더군요.”

견미리는 “‘대장금’에서의 강한 이미지가 너무 오래가는 것 같아서 부담스러웠는데 ‘사랑공감’을 통해 많이 불식시킨 것 같다”며 “제 연령대와 비슷한 인물을 연기했기 때문에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시청자들은 지숙이 뻔히 알고 있는데도 첫사랑 희수(이미숙)와 시간을 보내는 치영의 행동을 보며 갑갑해 했다. “치영의 행동이 도대체 이해가 안 간다”고 하자 견미리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했다.

“은근히 첫사랑을 그리는 주부들에게는 제가 ‘나쁜 여자’로 비쳐졌을 거예요. 이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처한 입장, 생각하는 각도에 따라 여러 가지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무척 독특했죠.”

견미리의 데뷔 연도는 84년. 한때 뭇남성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던 허윤정, 김도연 등이 동기다. 그런 스타들이 세월이 흐르며 뜸해진 사이 그는 언제나 브라운관을 떠나지 않고 시청자 곁을 지켰다.

그는 “저는 그냥 늘 연기자로 살아 왔던 것 같다”며 “매번 만나는 작품이 인상깊고 내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역할이 있기에 항상 출연하게 된다”고 했다.

“세상에는 스타도 있어야 하지만 늘상 옆에 평범하게 있어주는 아줌마, 언니, 누나 같은 연기자도 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이 없으면 주인공도 빛이 안 나지 않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