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은 19일 라디오에 출연해 부동산을 사기 위해 위장전입을 한 적이 있다고 시인(본지16일자A5면)한 홍석현(洪錫炫) 주미대사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

조 수석은 "외교관이라는 특수 신분과 한·미 양국 관계를 고려해 경력과 전문성을 높이 샀으면 한다. 추가로 조치할 일은 없다"고 했다. 조 수석은 "전통적인 대미 라인을 특별한 능력을 가진 분들이 해 왔기 때문에 인재 풀(pool)이 제한돼 있다"며 "홍 대사가 가장 역량 있고 좋은 분이라고 판단해 임명한 점을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처럼 말하자 "다른 케이스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중잣대라는 것이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 한두 달 사이 부동산 의혹으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강동석 전 건교부장관, 최영도 전 국가인권위원장의 사표를 받았다. 이 전 부총리는 땅이 투기 목적이었느냐, 강 전 장관은 처제가 땅을 사는 데 정보를 흘려줬느냐 여부가 문제됐고, 최 전 위원장은 위장전입 의혹으로 각각 사표를 냈다. 이 전 부총리와 강 전 장관의 경우는 특히 의혹만으로 사표를 제출, 수리됐다. 노 대통령은 이 전 부총리 사표를 수리한 뒤 "해일에 휩쓸려가는 장수를 잡으려 허우적 거리다 놓쳐버린 것 같은 심정"이라고 했다. 여론이 나빠 어쩔 수 없었다는 취지였다. 조사를 통해 의혹의 진위를 밝히겠다고도 했다. 그러나 사건 한 달이 지난 후에도 청와대 지시를 받은 국세청은 조사 착수 여부도 결정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홍 대사는 이들과 어떻게 다른가. 위장전입을 인정했고, 비난 여론 역시 만만치 않다. 당장 경실련 등 1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토지정의시민연대'는 퇴진 촉구 성명을 냈다. 이들은 "능력 때문에 경질시키지 않는다면 능력있는 사람은 원칙과 상식을 어겨도 되느냐"고 했다.

결국 청와대의 조치를 보면 원칙보다는 여론과 상황논리에 따라 인사권이 왔다갔다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