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부터 서울 동작구에 있는 국립현충원이 일반인들에게 전면 개방돼 지역 주민은 물론, 서울 시민 모두에게 더할 나위 없는 휴식공간이 되고 있다.

목련과 벚꽃으로 뒤덮인 아름다운 경치 때문인지 늘 사람으로 붐비고, TV방송은 아침 일기예보 시간에 자주 이곳을 배경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시민이 즐기는 가운데 이곳도 머지 않아 유원지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든다.

호국영령이 잠든 곳인 만큼 경건한 마음으로 경치를 즐겼으면 좋겠는데, 웬만한 쉼터는 주차장으로 변해버렸고 차량이 내뿜는 매연이 불쾌하기 짝이 없다. 안내방송은 쉴 새 없이 '잔디밭에 들어가지 말라'고 하지만, 일단 들어간 사람은 나올 줄을 모른다. 부모를 따라온 아이들은 마치 제 세상 만난 듯, 잔디가 깔린 언덕을 이용해 미끄럼을 타고 석재로 된 조형물을 오르내리며 장난을 하고, 심지어 색연필로 흰 대리석에 그림을 그리는 등 정말 보기가 안타깝다. 그런데도 이를 말리는 부모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곳이 어린이 대공원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현충원 관리소에 건의하고 싶다. 우선 별도의 주차 구역을 지정해 차량 출입을 제한했으면 한다. 또 현충원이 경건한 마음으로 참배하고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장소라는 것을, 방문객이 이해할 수 있도록 꾸준히 계도를 폈으면 한다.

(이춘석·서울 동작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