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과천시 정부종합청사에 입주해 있는 보건복지부는 현재 ‘단팥 빠진 찐빵’이나 마찬가지다. 국가 보건의료정책의 핵심 업무를 수행하는 보건정책국이 정작 복지부 청사에는 없기 때문이다.

보건정책국은 지난 15일부터 평촌에 새 사무실을 얻어 과천 청사를 떠났다. 보건의료정책과·의약품정책과·공공보건정책과 등 8개과 99명이 안양시 비산동에 소재한 사무실로 이사를 간 것이다.

복지부는 이곳을 ‘평촌 별관’이라 명하고 19일 현판식을 가졌다. 과천시에는 그만한 인원이 들어갈 빈 사무실을 구할 수 없어 할 수 없이 평촌에 자리를 잡았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왜 보건정책국은 복지부를 떠났을까. 사연은 이렇다. 현재 복지부 과천 청사는 사무 공간 부족으로 애를 먹고 있다. 이 때문에 농어촌복합노인복지단지조성팀 등 5개 태스크포스(TF)가 청사 밖 사무실에 입주해 있다. 팀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다 보니 업무 효율성이 떨어지게 되고, 그렇다고 비좁은 사무 공간이 단박에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아예 한 개 국(局) 전체를 밖으로 빼서 숨통이 트이게 하고, 나가 있는 팀을 모두 들어오게 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문제는 누가 나갈 것인가였다. 서로 눈치를 본 끝에 보건정책국이 나가기로 결정됐다. 다른 부서가 나가면 쫓겨나간다는 인상을 주지만, 핵심 부서인 보건정책국이 나가면 자진해서 나간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보건정책국 직원들도 이사가 싫지 않은 눈치다. 평촌 별관은 과천 청사까지 자동차로 약 30분 거리이니, 하루 3~4번 열리는 크고 작은 부서 간 회의에 일일이 참석하지 않아도 될 핑계가 생겼기 때문이다.

반면 민원인은 불편해졌다. 평촌과 과천을 왔다 갔다 해야 할 경우도 없지 않을 상황이다. 복지부의 두 집 살림은 당분간 계속될 모양이다. 행정수도를 옮기는 판에 과천에 정부청사를 증축하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