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 동천동 수진마을 써니벨리 아파트에 1년 전에 입주하여 살고 있는 주부다. 우리집은 아파트 1층 맨 옆집이다. 지난해 12월 중순 우리집 베란다와 나란히 K은행 현금인출기가 들어섰다.〈사진〉
처음 현금인출기는 아파트 공중전화 부스 자리에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주변 가구가 반대하자 우리 아파트 외벽에 붙여 세우게 되었다.
관리소장과 입주자 대표가 상의한 뒤 결정한 일이다. 물론 우리집엔 한마디 상의도 없었다. 뒤늦게 사실을 알고 관리소 옆이나, 상가 안쪽으로 자동화 기기를 옮겨주기를 요청했지만, 은행측은 홍보효과가 없는 곳으로 절대 이전할 수 없다며 무시했다. 지금은 이 장소가 아니면 현금인출기를 아예 철거해버리겠다고 한다.
아파트 주민들은 사용의 편리성 때문에 우리집의 고통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고, 공공의 이익이라는 명분 아래 우리집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사람들이 늘 들여다보고 있으니 불안해서 문을 열어놓을 수도 없고, 안방 외벽과 붙어 있는지라 언제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몰라 날마다 불안에 떨 수밖에 없다. 집단의 이익 앞에서 개인의 권리는 이렇게 무시돼도 좋은 것인가?
(장인수·주부·경기 용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