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錫炫홍석현 駐美주미 대사는 15일, 이날 공개된 자신의 등록 재산 중 僞裝轉入위장전입을 통해 매입한 부동산이 있음을 밝히고 사과했다. 홍 대사는 "내가 워싱턴에 있을 때인 1979~81년(세계은행 근무)에 선친이 경기도 이천의 땅 4만2000평을 나와 처, 어머니 이름으로 샀고, 이중 30%는 農地농지이고 위장전입에 해당한다"면서 "나는 이 땅 구입사실을 몰랐다"고 말했다. 홍 대사는 "1983년 귀국 후 선친이 다시 이곳에 추가로 3000평을 내 처 이름으로 샀다"고 했다.

홍 대사는 또 "2001년 5월 정주영 회장의 별장이었던 땅 3만평(경기도 남양주)을 구입했는데 그 중 2000평이 農地농지라 내 명의로 살 수가 없어서 어머니 명의로 구입했고 이 부분도 전입사례"라고 말했다. 홍 대사는 "(문제의 땅들이) 내 재산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도 안 된다. 이 부동산을 처분해 어떤 이익을 남기겠다는 생각을 해 본 적도 없기 때문에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올해 들어 이미 4명의 장관급 인사들이 부동산 문제로 물러났다. 이 과정에서 70년대, 80년대의 개발시대에 통용되던 부동산 증식 방법을 지금의 엄격한 잣대로 裁斷재단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가라는 논란이 일었다. "장관하기 겁난다"는 말도 나왔다.

홍 대사의 재산 규모를 보면, 위장전입이 본인의 해명대로 부동산 투기 목적은 아니었을지 모른다. 문제의 땅은 先山선산 대체지와 別莊별장 용도였다고 한다. 그렇다 해도 부동산을 사면서 위장전입을 한 것이 깨끗하고 책임있는 처신이라 하긴 힘들다. 특히 홍 대사가 별장용 땅을 구입한 때(2001년)는 2000년부터 국회 인사청문회법이 시행되는 등 우리 사회가 고위 공직자들에 대해 새로운 윤리 기준을 요구하고 구체적으로 적용하기 시작한 이후였다. 그런 상황 속에서 당시 공직자는 아니었지만 그 못지않은 사회적 지도인사였던 홍 대사가 舊구시대의 방법을 여전히 사용한 것이다.

문제는 다시 이 정부의 공직자 인사 검증 실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검증과정에서 관련 내용을 파악했지만 투기 목적이 아니고 주미 대사 임무를 수행하는 데 부적격 요인으로 보지 않았다"고 했다. 청와대의 이런 설명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이번 경우가 앞서 부동산 문제로 자리를 떠난 각료들의 경우와는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납득할 만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