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론스타, 칼라일 등 국내에서 활동중인 외국계 자본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IMF 직후 경영위기에 몰린 국내 기업들을 인수했다가 되팔아 수천억원의 차익을 올렸으나 세금을 거의 내지 않았다. 본사가 대부분 조세회피지역(tax haven)에 위치해 우리나라의 과세권이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 때문에 외국자본에 대한 국민들의 인상이 나빠졌고 사회 일각에선 외국자본을 몰아내자는 이상한 주장까지 나오게 되었다.
당장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 정부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조사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조사를 공정하게 진행함은 물론이고 법 적용 역시 글로벌 스탠더드(국제적 기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당한 소득엔 과세를 해야 하겠지만 합법적인 소득까지 문제삼는 건 곤란하다는 것이다. 부동산 양도차익은 부동산 소재 국가가 과세하나, 주식매매 차익은 투자자 거주 국가에서 과세하게 되어 있는 OECD 국제조세 모델을 따라야 한다.
그러나 OECD도 '(투기자본이) 조세회피를 할 목적으로 페이퍼 컴퍼니를 세우고 부당한 탈세 시도를 한 혐의가 있을 경우' 조세협약국과 협의를 거쳐 과세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번 세무조사에서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들과 체결한 국제조세협약에 문제가 있는 것이 발견되면 반드시 고치도록 해야 한다.
한국 경제정책이 외국자본에 비우호적이라는 해외언론의 비판이 잇따르고 있는 시점에서 시작된 이번 조사로 외국인들의 불만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그런 점에서 충분한 사전조사를 통해 문제 있는 외국자본을 추려내 조사하지 않고 국내 기업 다루듯 투망식 일제조사를 벌인 것은 서투르다는 인상을 준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국내로 들어오는 해외투자의 質질이 크게 낮아지고 있다. 공장을 짓는 투자는 줄어들고 M&A로 단숨에 돈을 벌려는 자본 유입만 크게 늘고 있다. 이번 세무조사로 건전한 해외 투자가까지 한국을 기피하는 일이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