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인구가 드디어 190만명 선이 무너졌다. 지난 3월 말 현재 전북 지역에 주민 등록된 인구 수는 189만9385명이다. 200만명 선이 붕괴된 지 5년 만이다.
그나마 5년을 끈 것은 전북도와 시·군의 피나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대대적인 주민등록 옮기기 운동을 벌인 것이다. 도(道)의 경우 200만명 이하로, 군(郡)의 경우 3만명 이하로 떨어지면 행정기구를 축소해야 한다. 이런 노력의 결과 한때 인구가 200만명 이상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억지스러운 인구 유입은 한계가 있었다.
이웃 전라남도는 지난해 7월 말로 200만명 선이 무너졌다. 작년 말 현재 198만6000명. 면적은 국토의 12.1%인데 인구수는 4.1%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2000년 이후 연평균 3만여명씩 줄어들고 있다"며 "유출의 90%가 65세 미만의 노동인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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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유출은 물론 호남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저한 출산율 저하로 전체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판국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역 인구의 역외(域外) 유출이 너무 급격히 이뤄지고 있어, 지역 경제 살리기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주고 있다.
지방의 인구 유출을 막는 길은 없을까. 왜 나갈까를 따져보면 결국 답은 하나다. 바로 '일자리 창출'이다. 최근 전남과 전북에서 추진 중인 야심찬 개발프로그램에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남은 서남해권(西南海圈)의 'J프로젝트'와 무안기업도시다. J프로젝트는 영암·해남 지역 3000만평에 2016년까지 50만명 수용 규모의 세계적 복합 관광레저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전남도는 건설비용(약 30조원)의 100%를 조달하겠다고 나선 미국·일본·아랍 등 국내외 6개 투자 컨소시엄과 11일 투자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 박준영 전남지사는 "J프로젝트는 10만명의 고용 창출과 연 1000만명의 국내외 관광객 유입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무안군도 1000만평에 30만명 규모의 산업교역형 기업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국내외 중견기업 20여개사와 이미 MOA를 체결했다. 강기삼 부군수는 "1000만평의 첨단단지가 추가되면 수용 규모는 100만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에는 새만금이 있다. 전북 군산과 부안을 연결하는 방조제 33㎞를 설치, 2만8300㏊의 새로운 땅과 수자원을 확보하는 사업이다. 전북의 싱크탱크인 전북발전연구원은 최근 "새만금 1840만평에 2020년까지 관광레저기업도시를 개발하자"는 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새만금 개발은 현재 소송 때문에 중단되고 있어 안타까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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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라스베이거스를 보자. 인구 20만명을 밑도는 자그만 '도박의 도시'였던 라스베이거스는 1980년대 중반 이후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국민관광지'로 변신,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지금은 인구 200만명의 대도시가 됐고, 연간 관광객은 수천만명에 달한다.
라스베이거스는 먼지만 풀풀 날리는 사막의 땅이었다. 반면 서남해권은 천혜의 경관 등 최고의 입지조건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이 지역을 헬기로 둘러본 한 아랍 투자자는 "중국·일본 등 동북아 어디를 둘러봐도 이곳만큼 조건이 구비된 땅이 없다. 동북아를 대표하는 최대 관광지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안타까운 인구 유출 추세 속에서도 J프로젝트 등을 보면 희망이 보인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떠나는 사람들이 되돌아오고 지역경제도 살릴 수 있는 '일자리 창출' 개발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정웅기 · 호남취재팀장 jungw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