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키코모리’.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사는 병적인 사람들을 일컫는 일본말이다. 1970년대 일본에서 처음 등장한 이 용어가 요즘 한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우리말로 풀어 쓰면 ‘은둔형 외톨이’인 이런 사람들이 국내에서만 10만명을 넘어섰다는 추산이 나오고 있다. 13일 밤 11시5분 방송될 KBS 2TV ‘추적 60분’은 이런 ‘은둔형 외톨이’들의 실태에 대한 보고서.
제작진이 만난 ‘은둔형 외톨이’들의 실태는 이렇다. 고교 졸업 후 4년째 방 안에서만 생활하고 있는 20대 남자. 허리까지 오는 긴 머리의 그는 1년 이상 밥을 먹지 않고 라면과 과자만 먹어 뼈만 앙상했다. 부모와 함께 한 달여간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간신히 그의 속마음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7년 동안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있는 J씨. 방바닥에는 먹다 버린 온갖 종류의 쓰레기로 발디딜 틈도 없다. 이곳저곳 떠다니는 먼지와 머리카락은 이불솜처럼 뭉쳐질 정도. 그는 학창 시절의 집단 따돌림으로 세상과의 단절을 결심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이런 ‘히키코모리’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일본 후생노동성 조사에 따르면, ‘히키코모리’의 숫자는 130여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 수준까지 늘어났다. 이들 중 일부는 초등학교 시절 따돌림 당하던 자신을 도와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사 3명을 찔러 1명을 사망하게 만들고, 부모를 살해하는 사건을 벌이기도 했다. 제작진은 ‘히키코모리’에 대한 일본 정부의 대책을 현지에서 취재했다.
제작진이 확인한 ‘은둔형 외톨이’의 세 가지 공통점은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가정에서는 불화와 폭력에 시달린 끝에 부모와 대화가 단절됐으며, 인터넷 게임에 중독됐다는 점이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한 이후락 PD는 “처음 취재를 시작할 때는 우리나라에 과연 이런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갈수록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일본은 기숙형 학원 등 ‘히키코모리’들을 방 밖으로 끄집어내기 위한 사회적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데, 한국은 그런 관심이 전혀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