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세 번째 외국인 우승의 영광은 누구에게 돌아갈까. 다음 주면 그 해답이 나온다. 제9회 LG배 세계기왕전(조선일보사 주최) 결승 얘기다. 첫 라운드 결과 한 판 씩을 나눠 가짐으로써 현재 스코어는 1대1. 5번 승부가 3번기로 좁혀지면서 우승 상금 2억 5000만원의 주인은 18일부터 22일까지 하루 터울로 이어질 3, 4, 5국을 통해 가려진다.
중국 위빈(兪斌·38) 九단과 일본 기원 소속 장쉬(張木羽·25) 九단 모두 필사적이다. LG배 사상 첫 외국 기사들 간의 패권 다툼 다운 긴박감이 넘친다. 열세가 예상되던 위빈은 1국을 낙승한 뒤 2국에서도 특유의 괴력을 보여주었고, 자칫 연패(連敗)의 위기에 몰릴 뻔 했던 장쉬는 극적으로 반격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모처럼 기회를 잡은 중 일 양국 바둑계의 비상한 관심 속에 국내 정상권 기사들의 우승 전망도 팽팽하게 갈리는 중이다.
조훈현 九단과 박영훈 九단은 장쉬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국내 5관왕에 오른 기세가 폭발적인데다 나이와 체력 조건에서도 위빈보다 유리하다는 게 그 이유. 특히 위빈으로선 이길 수 있었던 2국을 놓친 심리적 후유증을 극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두 기사는 진단하고 있다. 조훈현은 그러나 "위빈 또한 결코 만만한 상대는 아니며, 이번 결승은 최종 5국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하지만 유창혁 九단과 최규병 九단의 진단은 정 반대다. 두 기사는 위빈의 침착성, 깊은 수읽기, 관록 등을 높이 평가하면서 특히 경험 차이를 변수로 꼽았다. 위빈은 국제 메이저 무대서 한 차례 우승(4회 LG배)한 반면 장쉬는 결승에도 한 번 올라보지 못했다는 것. 2국의 뼈아픈 역전패에 대해서도 "3국과의 간격이 20일 가까워 충분히 회복됐을 것"이라며 큰 악재가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 한 마디로 위빈은 실력보다 과소평가돼 왔다는 얘기.
LG배 역대 최다 우승자 이창호는 이번 결승전 전망과 관련해 '중립'이다. 장쉬의 젊음 기세 패기, 위빈의 관록 여유 집중력을 저울질 해 볼 때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고 팽팽하다는 것. 자신에게 통산 2승 11패로 뒤진 위빈의 전적에 대해 그는 "결과가 그렇게 나타났을 뿐 위빈의 능력은 세계 정상권으로 손색이 없다"고 말한다. 결승 5번기 돌입 이전에 이미 '5대5'의 승부를 점쳤던 이창호의 예상은 현재 적중하고 있다.
두 합을 겨룬 결과 위빈은 초반 포석이, 장쉬는 마무리가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투력에선 장쉬가 앞선다는 진단이 많았지만 위빈의 받아치는 힘도 그 못지 않았다. 둘 모두 흑번에 특히 강한 기사란 진단이 무색하게도 결과는 두 판 모두 백을 쥔 쪽이 이겼다. LG배 결승에 앞서 벌어진 제18회 후지쓰배서의 워밍업(?)에서 위빈은 일본 이시다(石田芳夫)를, 장쉬는 중국 저우허양(周鶴洋)을 각각 꺾어 '컨디션 호조'를 확인했다. 11일의 2회전 장쉬 대 최철한, 위빈 대 저우쥔쉰 전 결과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