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전망이 요동치고 있다. 북한 강석주 외무성 부상의 최근 중국 방문 이후 잠깐 '6자회담이 재개될 것 같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다시 진한 먹구름이 끼고 있다.
지난주 평양을 방문했던 미국 우드로 윌슨센터의 셀리그 해리슨 선임연구원은 9일 베이징에서 "북한은 미국과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한 이후에나 핵무기를 해체할 용의가 있다는 뜻을 밝혔다"며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을 사과하지 않으면 회담에 결코 복귀하지 않겠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해리슨 연구원은 서방에 북한측 메시지를 전하는 역할을 해왔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이 적대시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북한이 해리슨 연구원을 통해 이번에 내놓은 것은 '선(先) 외교관계 수립, 후(後) 핵 해체조치'다. 기존 입장을 더 명확히, 더 어렵게 한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해리슨 연구원은 "이런 입장 변화는 미국과의 협상에 진전이 없는 점에 실망한 군부 강경파가 점점 득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이런 북한에 실망한 미국이 "압박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북한 강석주 부상이나 박봉주 총리가 '6자회담에 복귀하라'는 중국의 요구를 거부했고, 이것이 미국을 자극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6자회담의 나머지 5개국들 사이에서는 한·미 군사훈련과 대북 정보활동을 강화하며 마약·무기 거래를 막는 활동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북한을 뺀 5자 협의'를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중국도 5자 협의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중국이 전해주는 내용을 보면 (회담 재개에) 희망 섞인 단서를 찾을 수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권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