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솔 벨로(89)가 5일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라인 자택에서 별세했다.

'오기 마치의 모험' '허조그' '훔볼트의 선물' '비의 왕 헨더슨' '새믈러씨의 행성' 같은 소설을 발표한 벨로는 미국 문단에서 유태계 지식인 작가 그룹을 대표해 왔다. 그의 소설은 2차 대전 이후 미국식 자본주의 사회 속의 인간 소외를 형상화하면서도 궁극적으로 인간 영혼을 향해 열려있는 희망의 길을 모색해 왔다.

벨로는 197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고, 전미도서관상을 세 차례나 받았을 뿐 아니라 퓰리처상, 대통령 메달 등을 석권하면서 미국 현대문학에 숨결을 불어넣은 작가로 꼽힌다. 벨로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때 "내 안의 어린아이가 기뻐하지만, 내 안의 어른은 심드렁하다"고 밝혔고, 후에 그는 "금세기의 위대한 작가 몇몇이 이 상을 받지 않았다는 것에 남몰래 부끄러워하면서 무릎을 꿇고 상을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벨로 소설의 주인공들은 작가와 마찬가지로 몽상가, 탐구가, 책벌레 지식인들로, 괴짜와 사기꾼, 입심 좋은 장사꾼, 수완가들로 가득한 세계 속에서 살고 있다. 벨로 소설은 지식인 취향이면서도 서민적 풍모를 동시에 지녔기 때문에 비평적 찬사와 아울러 대중적 인기도 누릴 수 있었다.

벨로와 마찬가지로 유태계 작가로 매년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로되는 필립 로스는 벨로의 타계 소식을 접하고 "20세기 미국 문학은 윌리엄 포크너와 솔 벨로라는 두 개의 등뼈로 지탱해 왔다"며 그들은 20세기의 허먼 멜빌이자 너대니얼 호손이고 마크 트웨인이었다"고 애도했다.

벨로는 생전에 다섯 차례 결혼해 아들 셋을 두었고, 84살 때 딸을 얻었다. 벨로의 본명은 솔로몬 벨로스였지만 1944년 첫 소설 '허공에 매달린 사내'를 발표하면서 성과 이름을 줄였다. 그의 대표작들은 대부분 한국어로 번역됐지만, 문학 독자의 세대층이 변하면서 현재 절판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