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의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오향미(27)씨는 요즘 맨발에 단화차림으로 출근하는 날이 많다. ‘풋 스파(족욕·足浴)’를 할 수 있는 카페나 술집에 앉아 담소를 나누거나 책을 읽는 재미에 푹 빠졌기 때문이다. 오씨는 “차 한잔 하면서 책 읽고 족욕하고 가면 호강한 기분”이라며 “집보다 편안하고 안락해서 혼자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20~30대 젊은 여성들의 모임 장소로 '풋 스파' 카페가 인기를 끌고 있다. 카페뿐 아니라 레스토랑, 술집도 관련 장비를 갖다놓고 젊은 여성들을 유혹하고 있다.

4일 오후 1시 홍대역 근처 북카페 '잔디와 소나무'. 동갑내기 남자 친구와 함께 이곳을 찾은 권설아(27·대학원생)씨는 "20분 정도 물에 발 담그고 쉬다가 일어서면 몸이 날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곳에는 주말 손님이 많을 때는 100여명이나 된다.

'풋 스파'는 일본과 동남아시아에서 먼저 시작됐다가,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한국에 정착하고 있다. 주 이용객은 족욕과 반신욕, 운동에 관심이 많은 젊은 20~30대 여성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다.

지난달 강남구 압구정동에 문을 연 40여평 규모 카페 '나무'는 손님들이 원하면 화강암을 넣은 나무통에 10여가지의 약재를 넣고 끓인 물을 담은 족욕기를 가져다 준다. 주인 최경일(여·43)씨는 "천연과일 주스를 즐기면서 무료로 족탕을 하고 가는 여성들이 많다"고 말했다.

'풋스파 카페'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강남구 역삼동의 '공짜바'는 실내에 4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풋 스파' 시설을 손님들에게 무료 제공하면서 2년 전부터 유명업소가 됐다. 가게 수용인원은 150여명이지만 예약을 하지 않으면 '풋 스파' 자리에 앉기도 힘들다. 김재선 사장은 "2년 전 커피숍을 풋스파로 바꿔 매출이 50% 가량 늘었다"며 "부산이나 대구에서 수소문을 해 찾아오는 손님도 많다"고 말했다.

'풋 스파 열풍'은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고 있다. 홍대 근처의 카페 '삼육공알파'는 4월 말부터 마당에 있는 수영장 물에 손님들이 발을 담그고 맥주나 와인을 마실 수 있도록 할 예정이며 보드게임 카페나 미용실 등에서도 족탕기를 구입하려는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

스파문화연구소 한영준(40) 소장은 "다양한 종류의 상점에서 한 달 평균 10여건의 족욕기 구입 상담문의가 들어온다"며 "일반 카페나 미용실에서 무료로 족욕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젊은 여성들에게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대 여성이 소파에 몸을 묻고 책을 읽으며 무료로 족욕을 즐기고 있다. 요즘 젊은 여성들이 즐기는 '풋 스파'이다. 벽 뒤로는 일반 카페 풍경이다. 4일 오후 9시 홍대역 근처 북카페 '잔디와 소나무'에서.<a href=mailto:wjjoo@chosun.com><font color=#000000>/ 주완중기자</fo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