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개최된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서 문희상 의원이 당 의장으로 선출됐다. 문희상 의장 체제는 열린우리당이 2003년 11월 창당한 후 1년 5개월 동안 다섯 번째 출범시키는 지도부다. 문 의장은 당선 소감에서 "100일에 한 번씩 지도부가 바뀌는 상황을 마감하고 강력한 여당을 만들어 달라는 대의원들의 선택이다. 여당다운 여당을 건설하겠다"고 했다. 문 의장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배고플 때 배부르게 하는 것이 정치"라면서 "무엇보다 여야 합의를 존중하겠다"고 했다.
문 의장 스스로 지적했듯 열린우리당은 그동안 '여당다운 여당'의 면모를 한번도 보여주지 못했다. 민주당에서 분당한 창당 초기엔 전체 의석 중 6분의 1에 불과한 의석 탓을 하더니, 작년 4월 총선에서 과반의석을 차지한 후엔 '개혁 독선(獨善)주의'에 빠져 야당을 도외시한 정국 운영을 시도하다 파열음만 빚었다. 정부와의 정책 협의과정에서도 오락가락 방침을 뒤집어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국제사회의 불신을 초래한 경우가 한두 차례가 아니었다.
민생을 외면한 '개혁코드' 국정 운영으로 민심이 이반되자 여당은 작년 말 이후 뒷짐을 진 채 사실상 국정에서 손을 뗐다. 이런 '여당 실종상태'에서 오히려 나라는 조용해지고 많은 국민들이 "이제 좀 형편이 나아지려나" 하는 기대감을 표하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의 여당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다.
'여당다운 여당'의 소임은 국민들이 안심하고 먹고 사는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것이다. 그러려면 설사 생각이 다르더라도 야당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일단 협의를 끝낸 정부 방침에 대해선 원칙과 일관성을 지켜 국민들이 믿고 따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또한 '여당다운 여당'은 대통령과의 관계에서 뚜렷한 자율성을 확립하면서 대통령의 국정 운영이 민심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할말을 하고 때로는 견제 역할까지 자임할 때 가능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