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평가는 "완전한 잘못"이었다. 2003년 이라크 침공 때 갖고 있던 정보는 "가치가 없거나 틀린 것"이었고, 분석은 "오류투성이"였다. 대통령에 대한 중앙정보국(CIA)의 일일 브리핑 보고서는 "주의를 끄는 헤드라인과 의문스러운 자료의 반복을 통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과장했다. 우리는 지금도 북한과 이란 같은 나라의 핵능력에 대해서는 "걱정될 정도로 아는 게 없다…."
지난 1년여간 미국의 이라크전 정보실패 원인을 조사해온 대통령 직속의 '정보능력 평가위원회'가 31일 발표한 692쪽짜리의 최종보고서는 미국의 이라크전은 한마디로 엉망진창의 틀린 정보에 기초했다고 결론내렸다.
그동안 미 의회의 위원회 등도 이라크는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지도 않았고 오래전에 포기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가 내놓은 이번 보고서는 가장 심층적인 조사 보고라는 점에서 미 정보능력 평가의 결정판 같은 것이다. 위원회는 이라크전이 "근세 미국 역사에서 가장 미국에 타격을 입힌 정보 실패"라고 규정했다. "미국의 신뢰도가 입은 타격은 회복하는 데 몇 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회는 이에 따라 미래의 정보오류 방지를 위해 미 정보기관들이 극적인 변화를 꾀해야 한다면서 74가지의 권고안을 제시했다.
문제는 지금도 미국의 정보능력이 엉망이고, 북한과 이란의 핵프로그램에 대해 '걱정될 정도로' 아는 게 없다면 북한의 핵 위협은 어떤 근거로 내렸느냐이다. 이날 보고서 발표장에서는 이런 질문들이 쏟아졌으나 위원회측은 "더 이상 말할 수 없다"는 입장만 유지했다. 북한과 이란에 대한 조사결과는 비밀로 분류해 통째로 보고서에서 뺐다.
( 워싱턴=허용범특파원 he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