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밀라노 프로젝트가 감사원의 감사로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감사원이 지난 달 31일 감사 결과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밀라노 프로젝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패션어패럴밸리 조성사업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이에 따라 패션어패럴밸리 조성사업이 계속 추진될 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주체인 대구시는 감사 결과에 매우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패션어패럴밸리 조성사업은 이미 상당 부분 추진됐기 때문에 중단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사업을 계속 추진한다"며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동안 밀라노 프로젝트에 대한 평가는 업종별·개인별로 편차가 있어왔다.

먼저 감사원이 지적한 패션어패럴밸리 조성사업의 타당성이 부족하므로 재검토하라는 요구를 한 것에 대해 관련 업계에서는 현실을 무시한 감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대구경북섬유산업협회 김기호(金基浩) 부회장은 "이탈리아의 밀라노도 하루 아침에 세계적인 패션도시가 된 것이 아니고 꾸준한 지원과 노력을 통해 달성한 것"이라며 "패션어패럴밸리 조성사업을 중단한다는 것은 국가적 손실일뿐 아니라 지방을 죽이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국패션센터 최태용(崔泰鎔) 이사장도 "밀라노 프로젝트가 시작된 지 이제 6년을 겨우 넘겼는데 가시적인 실적을 많이 기대한다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대구시가 밀라노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섬유패션의 도시라는 상징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필요하며, 패션어패럴밸리는 그런 의미에서도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질적인 측면에서도 패션어패럴밸리 조성사업의 재검토는 늦은 감이 많아 보인다.

패션어패럴밸리 조성을 위해 정부가 지원한 700억원은 이미 도로건설에 투자된 상태다. 이번에 지적된 민자 2307억원의 조달방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대구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감사원이 지적한대로 세부 토지사용계획이나 배치방법, 규모 등은 면밀한 재검토를 거쳐 수정할 수 있는 문제"라며 융통성을 보여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감사원이 추가로 지적한 내용으로는 밀라노 프로젝트가 신소재개발 등 R&D에 대한 지원이 미흡하고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의 활용실적이 저조하다는 것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서도 대구시는 2단계 사업에서는 고기능성 신소재 개발 등 R&D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패션디자인개발지원센터는 앞으로 용도를 다양화해 활용률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말도 많은 밀라노 프로젝트는 감사원의 재검토 요구에도 불구하고 계속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여희광 경제산업국장은 "감사원의 지적이 좀더 신중하게 접근하라는 뜻으로 보면 될 것 같으므로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밀라노 프로젝트는 국내 최대의 섬유산지이면서도 낮은 기술력과 저부가가치로 인해 경쟁력을 상실한 대구의 섬유산업구조를 고도화하기 위해 대구시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입안한 사업. 국비 3670억원, 시비 515억원, 민자 2615억원 등 모두 68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17개 사업이 완료 또는 추진됐다.

이어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2단계 밀라노 프로젝트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이번 감사원에서 지적된 패션어패럴밸리 조성사업은 대구시 동구 봉무동 일대 35만6000평의 대지에 패션·디자인, 봉제, 패션유통 등의 업종을 유치해 명실상부한 패션·봉제의 대단위 단지로 만드는 사업이다. 1999년부터 2006년까지 국비 700억원과 민자 2307억원 등 3007억원이 소요될 예정이다. 현재 진입도로 확장공사가 진행중에 있고, 올해말까지 주거용지의 문화재 발굴조사가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