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년을 훌쩍 넘겼다. '스피드'(1994)의 경쾌함과 발랄함을 지금도 기대한다면 관객의 과욕이겠지만, 마흔을 훌쩍 넘긴 샌드라 불럭(41)이 그때처럼 귀여운 척을 한다면 배우의 과욕이 아닐까. '미스 에이전트2'(Miss Congeniality 2)'를 보고 난 뒤 느낀 버거움이다.
5년 전의 1편에서 미스 USA대회에 위장 출전해 테러 음모를 뿌리뽑고 '우정상'(Miss Congeniality)을 받았던 FBI요원 그레이시(샌드라 불럭). 2편에서 그는 후일담을 들려주고 싶어 몸살이 난다. 유명 인사 그레이시에게 비밀 임무 수행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 주부 강도단이 은행을 턴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작전에 들어가지만 창구 직원부터 은행 손님까지 사인해 달라고 난리를 피우는 탓에 임무를 망칠 뻔한다. 결국 FBI는 고민 끝에 그녀를 아예 '바비 인형'으로 결정한다. FBI 홍보대사가 된 것. 개인 스타일리스트(디트리히 베이더)가 따라붙고, 보디가드 샘 풀러(레지나 킹)까지 '도열'하면서 그레이시는 'FBI의 공주'가 된다.
TV 쇼에 나와 피부 관리 비결에 대해 "혈액 순환에 도움이 되는 악당 때려잡기"라고 대답하는 그는 잠깐 재치있지만, 거기까지. 영화 제작까지 맡았기때문일까. 친구인 미스 USA가 납치된 뒤 라스베이거스로 달려가 좌충우돌 구출 소동을 피우는 그레이시는 탐욕스러운 할리우드 스타의 독점욕을 스크린에서까지 확인하는 사례다. "폭력금지, 쓸데없는 발언금지, 코골기 금지"라는 홍보대사 임명 당시의 약속까지 깨면서 안간힘을 쓰지만, 강요하는 웃음이 더 많은 편. 차라리 흑인 관객을 고려해 캐스팅한 것으로 보이는 레지나 킹의 힘 뺀 연기가 더 공감이 간다. '짝퉁 스타' 선발대회에서 티나 터너 흉내를 내는 킹의 연기는 압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