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 15일, 김모씨가 간(肝) 이식 수술을 무사히 마치고 중환자실로 옮겨진 뒤 아내 김미영(39)씨는 병원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사이트 ‘다음’에 카페를 만들고 병상일지를 쓰기 시작했다. 남편 안부를 궁금해하는 친지들을 위한 것이었다. 그 카페에 이웃이 찾아왔다. 역시 가족의 간 이식 수술을 마친 최경숙(46)씨와 우하나(29)씨였다. 최씨는 김씨가 남편 수술을 앞두고 눈물을 삼키고 있을 때 다가와 “우리 남편도 사흘 전에 이식받았는데 회복이 빨라요”라며 위로해 주던 사람이고, 우씨는 자기 어머니에게 간을 기증한 딸이다. 셋은 “간 이식을 앞둔 환자들의 불안함을 풀어주자”는 데 의기 투합해 인터넷에 ‘리버 가이드’(cafe.daum.net/liverguide)란 카페를 열었다. 두 번이나 간 이식을 받은 끝에 살아난 정석만(34)씨도 합류했다.

4명의 간 이식 전도사들. 왼쪽부터 우하나, 최경숙, 정석만, 김미영씨.

이들은 인터넷을 뒤지고 의학 세미나까지 쫓아다니면서 수집한 최신 정보를 '리버 가이드'에 쌓아갔다. 회원은 순식간에 1300여명으로 늘어났다.

네 명이 '간 이식 전도사'로 나선 이유는 분명하다. 간 이식만 잘 받으면 치명적 간 질환으로부터 목숨을 구할 수 있는데도 이를 모르는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김미영씨부터가 이런 현실을 절감했다. "남편이 2002년 8월 간경화 말기를 '선고'받았을 때, 남편이 근무 중이던 지방의 병원에선 '1년 남았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까지 했어요. 온 집안이 슬픔에 빠졌죠. 그런데 서울 큰 병원에 가 보니 간 이식을 받으면 성공률이 90%에 이른다는 거였어요."

이들 네 사람은 간 이식 절차, 퇴원 후 관리법 등의 체험과 정보를 엮어 '간 이식, 두려운 게 아니에요'란 책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