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의 군주가 스스로 절대 왕권을 내놓기로 했다.
히말라야산맥의 불교 왕정국가인 부탄의 지그메 싱예 왕추크 국왕은 100년 역사의 절대군주제를 의회민주제로 전환하는 내용을 담은 헌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외신들이 28일 전했다.
1972년 16세에 왕좌에 오른 그는 부왕의 점진적 근대화정책을 잇는 한편 민주화를 준비해 왔다. 4년 전 헌법기초위원회를 발족시키고, 그 성과물인 초안을 27일부터 20개 지역별로 전체 국민들에게 회람시키고 여론 수렴에 들어 갔다고 관영지인 쿠에셀은 전했다. 인터넷 토론 마당에도 초안을 올려놓고 의견을 받게 한 왕추크 국왕은 "국가가 왕보다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34개 조항으로 된 헌법안은 왕과 승려의 역할, 국민의 권리·의무 등을 담고 있다. 정치체제는 하원(75석)과 상원(25석)의 의회제 형태를 띤다. 예비 선거를 통해 선택된 2개의 정당이 총선에서 경쟁, 다수당이 정부를 구성하고 소수당은 야당이 된다. 1907년 시작된 왕조의 제4대 왕인 왕추크 국왕은 국가 수장으로 남되 의회가 3분의 2 찬성으로 탄핵(퇴위를 강제)할 수 있게 했다. 헌법 비준을 위한 국민투표는 연말쯤 있을 것이라고 BBC방송은 전했다. 새 헌법은 1953년 국왕에게 전권을 부여한 국왕 포고령을 대신하게 된다. 왕추크 국왕은 요새 같은 궁전에 머물기보다 작은 통나무집에서의 작업을 더 즐기는 소박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세계 최초 금연국으로도 유명한 부탄의 착실한 민주화 행보는 또 다른 히말라야 산악국인 네팔과 대조적이다. 갸넨드라 네팔 국왕은 지난달 1일 정당들이 정쟁만 일삼는다며 선거를 통해 구성된 내각을 강제 해산하고 비상사태를 선포한 뒤 직접 통치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