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

청와대는 27일 또 한 명의 장관직 사표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 이런 일이…"라며 말문을 잇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들어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4명째다.

◆강동석 건교장관 본인 뜻 존중할 수 밖에 없어

강 장관의 경우 문제가 불거진 초기만 해도 청와대는 "건강이 나빠져 휴가를 냈을 뿐 투기 의혹은 별 것 아닌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이 개발 정보를 처제와 고교 동창에게 흘려줬다는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정황만 갖고 장관을 바꿀 수는 없는 것 아니냐는 판단을 했다고 한다. 강 장관 아들의 취직 청탁 의혹과 관련해서도 청와대는 "부방위가 투서를 접수해 기초조사를 한 뒤 감사원에 조사를 의뢰했으니 두고보자"고 했다. 청와대는 특히 취직 청탁에 대해 "강 장관과 강 장관 아들, 인천자유무역청의 해명을 종합할 때 강 장관이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던 것 같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인천자유구역청 쪽이 강 장관 아들을 이용하기 위해 2개월 만에 판단을 바꿨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측은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강 장관이 아들이 2개월 전에는 떨어졌던 같은 자리에 취직이 된 것을 챙겨보기는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도덕적 책임을 거론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 강 장관의 아들이 27일 오후 한 인터넷 매체에 "(아버지가)의혹은 없지만 사의를 표명하고 싶어한다"는 내용을 전한 뒤부터 청와대는 "본인이 힘들어하면 어쩔 수 없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한다.

◆언제까지 이런 일 계속돼야 하나

강 장관은 올 들어 네 번째로 낙마한 고위공직자가 됐다.

이기준 전 교육부총리,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최영도 전 국가인권위원장도 같은 또는 비슷한 사유로 자리를 내놓았다. 이기준 전 부총리는 아들에게 상가건물 등을 편법증여한 의혹에다 아들이 대학에 부정입학했다는 의혹, 서울대 총장시절 기업의 사외이사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물러났다.

이헌재 전 부총리는 부인이 20여년 전 산 임야를 재작년에 팔아 수십억 차익을 본 게 투기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최영도 전 위원장도 과거 경기 용인 등 19군데에 가족과 함께 땅을 사면서 위장전입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의 낙마 과정을 되짚어보면 닮은 점이 있다. 모두 부동산이 문제가 됐고, 현재가 아니라 '과거의 일'로 발목을 잡혔다. 일부는 투기인지 투자인지가 규명되지 않은 채 물러났다. 과거라면 문제가 안 됐을 것도 섞여 있다. 불법인지 아닌지 밝혀지지 않은 것도 대부분이었다.

왜 이런 일이 계속되는 것일까. 강 장관은 이날 사표를 내면서 "우리 사회가 기대하는 공인의 놓은 도덕성과 책무를 다하는 데 빈틈이 있었다"고 했다. 홍준형(洪準亨) 서울대교수는 "국민의 인식은 달라졌는데, 우리사회 지도층이 가문도 번창하고 재산도 불리고 싶은 이기적 문화에 여전히 젖어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다 공직자 임명과정에서의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그러나 경제개발 과정에서 부동산을 사면 재산이 불어나는 경우가 상례였던 과거를 모두 현재의 엄격한 도덕적 잣대로 재단하면 이번과 같은 사태가 얼마나 더 벌어질지 모른다는 반론도 없지 않다. 의혹에 대한 규명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