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로 순국(殉國) 95주기를 맞은 안중근(安重根·1879∼1910) 의사의 유해 발굴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27일 “안 의사의 유해 발굴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해 박유철(朴維徹) 보훈처장이 이르면 4월 말쯤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만주 하얼빈(哈爾濱)역에서 러시아군을 사열하던 구한말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사살하고 현장에서 체포된 애국지사. 안 의사는 같은 해 11월 러시아 헌병대에서 뤼순(旅順)의 일본 감옥으로 이송됐으며 1910년 2월 14일 사형을 선고받아 3월 26일 순국했다.
안 의사 유해가 묻힌 장소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뤼순 감옥 경내에 묻혀있을 것이라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안 의사 유해 발굴을 광복 60주년을 맞는 올해의 최대 역점 사업으로 꼽고 있다. 안 의사 유해 발굴이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정부는 1970년대에 북한이 뤼순으로 안 의사 유해발굴팀을 보내 작업에 나섰으나 발굴에 실패한 바 있어, 필요할 경우 남북 합작으로 안 의사 유해발굴을 추진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남북 장관급 회담이 열리면 이를 공식 의제로 제기할 방침이다.
박유철 보훈처장은 방중 기간 중 베이징(北京)에 있는 중국 '민정부(民政府)' 고위 인사들을 만나 안 의사 유해 발굴에 대한 중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민정부는 우리의 행정자치부와 보건복지부·국가보훈처의 기능을 담당하는 부처다. 박 처장은 이어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뤼순 감옥을 들러, 사전 현장 조사도 벌일 예정이다.
국가보훈처는 유해 매장 추정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이 파악되면 외교통상부 등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학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식 유해발굴단을 구성할 방침이다.
정동영(鄭東泳) 통일부 장관은 지난해 말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 주재 한국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남·북한 공동으로 안 의사 유해 발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남북 공동으로 유해 발굴을 추진하는 데는 안 의사 조카의 자손들이 현재 북한에 살고 있어 이들이 유해에 대한 '연고권'을 주장할 수도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사의 유해가 묻힌 장소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으나, 정부는 그 동안 자료 등을 통해 매장 추정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도 "안 의사 처형 당시 교도소장 딸의 증언을 통해 안 의사가 뤼순감옥 뒤편 언덕에 묻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