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후 국가정보원 감찰팀이라고 밝힌 5명이 부산시로 들이닥쳤다. 이들은 흩어져 건설·주택 관련부서 간부, 행정관리국 간부 등을 만나 여러 가지 얘기를 물어봤다. 이들이 조사한 내용은 국정원 부산지부 직원이 부산시 인사나 공사 설계 용역 발주에 개입했는지 여부였다.
이들 감찰팀은 23~24일 이틀간 조사했다. 감찰팀이 부산시를 찾은 것은 “국정원 부산지부 직원이 비위 행위를 저질렀다”는 부산시 고위 간부 명의의 투서가 최근 청와대에 접수됐기 때문이었다..
이 투서에는 부산시청을 맡고 있는 국정원 부산지부의 전·현직 조정관들이 동향 출신 인사를 승진하도록 하거나 특정인을 배제하도록 하는 등 인사청탁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정원 전·현직 조정관들이 부산시 발주의 주요 공사 설계용역을 특정 회사에 맡기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내용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투서 명의자는 부산시청 고위간부 김모(57)씨로 되어 있다. 김씨는 지난 1월 말 큰아들 결혼식을 치르면서 지역 건설업체 등에 모두 3000여장이 넘는 청첩장을 돌리고, 업체측으로부터 축의금을 받았다 되돌려 줘 물의를 빚기도 했다. 부산시는 현재 이와 관련, 행정자치부로부터 김씨에 대한 경징계(견책 또는 감봉) 조치 요구를 받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부산시청 주변에서는 “간부 김씨가 지난 1월 ‘아들 결혼’ 사건이 국정원 부산시청 담당자의 보고로 일어났다고 판단해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 같은 투서를 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김씨는 “투서를 한 적이 없다. 누군가 나를 음해하기 위해 내 이름을 도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 공무원 사회에서는 “관련 기관들이 대민(對民)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기보다 서로 암투하는 모습을 보이는 듯해 정말 부끄럽다”는 자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