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오전이었다. 11시를 조금 남긴 시각, 면도를 하고 있는데 갑작스레 아파트가 흔들렸다. 화분대와 창문이 요동치고 아이들이 혼비백산했다. 지진이라고 직감했다. 여진이 있을 거라 예감해 아이들에게 옷을 입히고 대피준비를 했다.

인터넷에 들어가 기상대에 접속했으나 마비였다. 포털사이트 속보를 검색하니 이미 지진소식이 전해져 있었고, 전국 누리꾼들의 현지 소식들이 댓글로 이어져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첨단정보화 시대에 나라 안에서 땅이 흔들리고 1초도 안 되어 누리꾼들의 속보가 이어지는데도 기상청도, 방송도, 행정기관의 대시민 안내도 어느 것 하나 작동하지 않았다. 또 한 번 위급재난에 대처하는 국가 위기 시스템의 부재를 실감한 하루였다.

(이용호·회사원·경남 사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