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3월 16일. 우리는 이 날을 오래도록 기억해야 할 것 같다. 일본에 의해 민족의 섬 독도가 또 상처를 입어서가 아니다. 우리 국민들이 깨어있는 역사의식으로 주권수호 의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킨 날이기 때문이다. '외로운 섬' 독도는 결코 혼자가 아님을 확인한 날이기도 하다.
독도가 우리땅이라는 사실은 더 이상 재론할 필요가 없다. 무수히 많은 역사적 자료가 이를 분명히 말해주지 않는가. 반면 일본이 유일하게 내미는 것은 조선을 침탈하면서 독도를 시마네현에 편입했다는 것 정도다. 이런 억지가 없다.
시마네현은 수차례에 걸친 우리의 항의와 경고를 외면하고, 독도 편입 100주년이라는 '부끄러워해야 할 역사'를 기념하는 조례까지 만들기에 이르렀다. 자치단체 간 우호와 협력이 동북아 공동번영의 초석임을 믿고 시마네현과 교류를 지속해 온 우리 경북도의 노력이 무색하게 된 것이다. 우리 도가 시마네현과의 교류를 중단키로 한 것은 불가피한 조치였고 책임은 전적으로 시마네현에 있다. 개인의 언행도 국제적 관심사가 될 수 있는 시대에, 하물며 자치단체의 분별없는 처사가 가져올 파장을 일본 정부는 신중히 고려했어야 마땅하다.
일본이 무리수를 두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 같다. 독도 인근 해역의 무한한 경제적 가치도 그중 하나일지 모른다. 풍부한 수산자원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천연가스나 석유의 매장 가능성도 높다고 하니 욕심도 날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독도는 핏줄이자 자존심이다. 그 독도를 사랑하고 지키는 데 이유가 있을 수 없다. 요즘 필자의 메일함은 전국 각지에서 날아온 편지로 넘쳐난다. 당장 독도 주민이 되겠다며 '파이팅'을 외쳐주시는 분들도 있고, 보다 강한 대응을 주문하시는 분들도 있다. 모두들 큰 힘이 되어주신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직시해야 할 것이 있다. 지금은 울분을 표출하는 것만큼 차분하고 냉정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며칠 전 정부가 새로운 한일관계의 기조와 방향을 발표하면서 국민들의 품위와 절제를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일본은 우리의 목소리를 애써 외면하고, 국제사회는 그냥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국민이 뜨겁고 강하더라도 정부는 차갑고 강하게 나가야 한다'는 어느 국제해양법재판소 재판관의 충고는 그래서 소중하다.
현재 독도는 우리 경찰이 지키고 있다. 그들에게 가족이 보낸 편지에는 799-805라는 독도리 고유의 우편번호가 선명하다. 지난 19일에는 유일하게 독도에 거주하는 주민의 집에 문패를 걸어주고 왔다. 경북도는 앞으로도 독도의 실효적 지배에 필요한 일들을 빈틈없이 해 나갈 것이다. '독도지킴이팀'은 이미 꾸려졌다. 또 한국해양연구원 등과 함께 '독도해양과학연구센터'를 설립하여 독도와 그 인근 해역 연구의 구심점이 되도록 할 계획이다. 독도의 원형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접안 인프라 보강과 관광객들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에도 속도를 낼 생각이다.
앞으로 독도를 직접 보고싶어하는 국민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전문가들에 의하면 독도의 생태계 보호를 위해서는 하루 140여명, 연간 5600여명 정도만 입도(入島)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것도 1년 중 40여일만 기상이 허락한다니 우리 모두 '기다림'의 지혜가 필요할 것 같다. 꼭 '내가 먼저'라는 생각보다, 독도 연구와 수호에 필요한 일들을 하는 사람에게 양보할 수 있는 배려 말이다. 느긋한 마음으로 독도를 만나도 늦지 않다. 동해바다 한가운데 언제나 늠름하고 아름다운 우리땅으로, 독도는 그렇게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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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근·경상북도 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