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마네(島根)현의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 조례 제정 강행 이후 계속돼 온 정부의 강공이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간 양상이다. 일본 정부도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어 양국 정부 간 대치 상황은 숨고르기 국면으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지난 18일 저녁 청와대 관저로 조세형(趙世衡), 최상룡(崔相龍) 전 주일대사 등을 불러 향후 대책을 논의하면서 작년에 시작된 한·일 ‘셔틀 정상외교’가 계속되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이럴 때일수록 대화는 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마산시의회가 추진 중인 ‘대마도의 날’ 조례제정안이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했으며, 외교통상부는 19일 이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주일대사 소환 문제도 시기가 이르다는 쪽이었다고 한다.
청와대와 정부는 단기적으로는 오는 4월 5일 나올 중학교용 역사교과서 검정 내용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한·일 관계만을 다룰 독립기구를 통해 중·장기 대응 준비에도 들어갈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교과서 검정 발표라는 고비가 있는 만큼 당분간 한국 내 반일 여론이 가라앉을 때까지 사태를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다.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외상은 국회 답변에서 “한국에서는 일본 언론에 보도되는 이상의 상황이다. 한국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한때의 감정으로 양국 간 우호가 손상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나카야마 나리아키(中山成彬) 문부과학상은 18일 “일본은 한류붐이라고 할 만큼 한국 문화와 한국인에 대해 친근감을 갖고 있다”며 “한국 국민도 그 점을 잘 이해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환경상은 “한국 정부도 여러 가지 입장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지만, 서로 욱할 일은 아니지 않은가”라고 했다.
정부와 달리 정치권에선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다케베 쓰토무(武部勤) 자민당 간사장은 “다케시마가 일본 고유 영토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한국에는 한국의 주장이 있겠지만, 관계 개선을 위해 상호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쿄=정권현특파원 khj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