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인도네시아·태국 등 동남아시아를 강타한 지진해일(쓰나미) 악몽이 휴일 오전 한반도를 강타했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기상청이 지진해일주의보를 발생 27분 후에야 늑장 발령, 재난 예보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지진 방송도 외신을 보고 발생 14분30초 만에 자막을 내보낸 KBS가 가장 빠른 것이었다. 일본은 자동경보시스템에 따라 지진발생 1분 만에 기상청의 지진 경보와 방송이 동시에 이뤄졌고, 3분 만에 지진해일주의보가 발령됐다.
20일 오전 10시53분쯤 일본 후쿠오카 북서쪽 45㎞ 해역에서 규모 7.0의 지진이 발생, 부산·서울 등 전국에서 건물이 흔들리고 시민들이 놀라 대피하는 등 소동을 빚었다.
일본에선 이날 오후 7시 이후 최고 규모 4.5의 여진(餘震)이 80여 차례 이어졌으나 한국에서 진동이 감지된 것은 두 차례 정도로 별다른 영향은 없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1시20분을 기해 남해안·동해안·제주에 해일주의보를 내렸다가 낮 12시10분 해제했다. 기상청은 "지각(地殼)이 수직으로 움직였던 동남아 지진 때와 달리 이번에는 수평으로 진동한 데다, 수심이 300m 가량으로 얕아 해일이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으로 일본에서는 1명이 숨지고 500여명이 다쳤으며 민가 20채가 무너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지진은 진앙(震央)이 한반도에서 170㎞ 이상 떨어져 있어 경남·북 일대 진도 4, 전남·북 3, 중부 2 정도의 진동만 감지됐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기상청은 자연재해 발생 후 15분 이내에 각종 주의보를 내리도록 지침이 주어져 있으나 이날은 이보다 12분이나 늦었다. 기상청 지진담당관실은 "진앙과 국내에 미칠 파장 등을 분석하다 보니 다소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기상청이 해일주의보를 내린 11시20분 시점에서는 불과 10분 뒤인 11시30분에 남해안에 해일이 닥치는 것으로 돼 있어 사실상 유명무실한 주의보였다는 지적이다.
기상청은 "장비·인력 등을 보강, 2007년까지는 발생 10분 이내에 각종 주의보·경보를 전파할 수 있도록 보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