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도(崔永道)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18일 기자회견을 자청, "농지 구입을 위해 위장 전입을 한 것은 사실이나 투기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과 가족들이 1970년대 초부터 구입한 부동산이 전국 9개 지역 17건(콘도회원권 제외)에 이르며, 이들 부동산이 인근 지역의 개발 붐을 타고 크게 올랐다는 점이 최 위원장의 해명을 궁색하게 만들고 있다.
최 위원장이 지난달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한 콘도회원권을 포함한 부동산 가격은 공시지가·기준시가 기준으로 54억9600만원. 하지만 본지가 인근 부동산을 상대로 취재한 결과, 실거래가로 19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됐다.〈표 참조〉
우선 선영을 만들기 위해 1982년 부인을 위장 전입시켜 사들였다는 경기도 용인시 모현면 오산리 일대의 농지와 임야 5600여평. 최 위원장은 위장 전입 사실을 시인했다. 최 위원장이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한 땅값은 6억2000여만원이지만 실제 평가액은 85억원이 넘었다. 부동산 관계자는 "이 땅은 분당이 가깝고 입지조건이 좋아 최근 3년간 3배 가량이 올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 위원장은 "매입 당시에는 개발 계획이 전혀 없었는데, 1990년대 초 임야 가운데로 국도가 뚫렸다"고 말했다.
또 재산 신고를 하지 않은 최 위원장의 차남과 삼남도 오산리에 각각 35억원 상당의 임야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합하면 최 위원장의 가족이 오산리 일대에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의 가치는 150억원에 이른다.
최 위원장이 강남 개발이 본격화되던 1973년 매입한 서울 역삼동 629-3번지 일대는 테헤란로에서 북쪽으로 300m밖에 떨이지지 않은 강남의 노른자위 땅이다. 부동산 관계자는 "전용주거지역으로 묶여있긴 하지만 현재 평당 1500만원쯤 나간다"고 했다. 이 땅에는 1993년 최 위원장의 둘째 아들(당시 25세) 명의로 2층짜리 건물이 세워졌다. 최 위원장은 이에 "당시 인플레이션이 심해 부동산을 샀고 그 이후 계속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최 위원장 가족의 제주시 아라동 일대 토지도 개발 기대감이 높은 곳이다. 구입한지 2년 뒤인 1980년에 인근으로 제주대가 이전해왔다. 한편 최 위원장은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려깊지 못한 처신으로 (위장전입 등) 과오를 저질렀다"며 "만약 위원장 자리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니라면 떠날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