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보 부자(父子)'로 널리 알려졌던 '산 소년'이 '산 사나이'로 변했다.

김영식(金永植·19)군. 올해 경북대 전자전기컴퓨터학부에 입학한 새내기 대학생이다.

아직 학교 주변에서는 그가 어린 나이에 세계 고봉(高峰)을 주름잡았던 사실을 잘 모른다. 하지만 8살의 나이로 알프스 최고봉인 마테호른(해발 4478m)을 정복해 주목을 받으면서 그는 산에 오를 때마다 새로운 기록들을 추가했다. 95년에는 아프리카 최고봉인 킬리만자로(5963m)의 최연소 등반에 성공해 기네스북에 기재됐다. 98년과 99년에는 북미 최고봉인 맥킨리(6194m)와 유럽 최고봉인 엘부르즈(5642m)를 차례로 정복했다. 2002년에는 남미 최고봉인 아콩카구아(6959m)를 정복했다. 4개 대륙의 최고봉을 정복한 기록 보유자가 된 셈이다.

김영식군이 맨 처음 등정을 시작한 것은 만 세살때. 1989년 일본 후지산을 아버지 김태웅(金泰雄·52)씨와 함께 올라 '부전자전'의 가능성을 보였다. 이때부터 아버지 김태웅씨의 조련을 통해 영식군은 '산소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어 차례로 하나둘씩 세계의 고봉들을 차례로 섭렵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북미 최고봉인 맥킨리봉을 정복했을 때다.

"산을 타는 난이도도 높았던데다 가이드가 없어 짐을 혼자 다 짊어 져야 했어요. 또 식량도 모자라 허기와 싸워야 했습니다. 더우기 날씨는 얼마나 춥던지 몰라요. 당시 기온이 영하 30도를 오르내렸으니까요."

김영식군은 "그러나 아버지와 함께 등반을 한다는 것에 용기와 위안을 느껴 그런 어려움을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때가 초등학교 6학년때였으니 일반인들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노릇이다.

그러다 고교때는 대학 진학을 위해 공부를 하느라 잠시 산을 멀리 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영식군은 아직 남은 일이 많다. 세계 최고봉이자 아시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8848m), 남극의 최고봉인 빈슨매시프(4897m), 오세아니아 최고봉인 칼츠텐츠(4884m)를 남겨두고 있다. 이들 3개 봉을 정복하면 영식군은 최연소 7대륙 최고봉 등정 기록을 이루게 된다. 현재 기록은 일본의 켄 노구치가 세운 25세다.

이를 위해 영식군은 그 전초전으로 올 4월 19일 히말라야의 초오유(8201m) 등정에 아버지 김태웅씨와 함께 나선다. 초오유는 영식군으로서는 사연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2000년과 2001년 등반을 시도했으나 두번다 체력적인 한계와 풍토병으로 분루를 삼켜야 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영식군은 요즘 헬스와 팔공산 산행으로 체력을 서서히 올리고 있다.

그러나 영식군의 장래 소망은 산 타기가 아니다.

"좀더 공부를 해서 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영식군은 "전문산악인으로 활동하기보다는 등반은 나중에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즐거움으로 남겨두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