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이 프로축구 무대에 떴다. 9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과 대구FC의 2005 삼성하우젠컵 프로축구 경기.

전반을 0대1로 뒤진 FC 서울이 후반 들어 박주영을 투입하자 관중석에서 일제히 환호성이 쏟아졌다. 손을 호호 불며 추위를 달래고 있던 2만4000여명의 팬들은 오래 기다렸다는 듯 '박!주!영!'을 외쳤다. 깡총깡총 뛰는 팬들도 있었다. FC 서울의 홈 개막전이 아니라 '박주영쇼' 무대 같았다.

박주영은 후반 초반 아직 몸이 다 풀리지 않은 듯 움직임이 둔했지만 5분 쯤부터는 상대 골문에서 수비수 세명을 제치며 슛을 시도하는 등 특유의 '킬러 본능'을 드러냈다. 날카로운 패스와 멋진 드리블이 나올 때마다 관중석은 흥분했다. '박주영 효과'는 이날 잔뜩 흐린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울 월드컵경기장에 경기시작 2시간 전부터 관중들을 끌어들였다. 학교를 마치자마자 달려온 중·고생들, 노인정에서 단체로 온 어르신들, 어린 아이 손을 잡고 온 엄마들도 많았다. 단연 화제는 박주영이었다.

FC서울 유니폼 판매점은 유니폼을 산 뒤 박주영의 이름을 찍는 사람들로 길게 꼬리를 물기도 했다. 많은 팬들은 "박주영 보러 경기 때마다 오겠다"며 시즌 티켓을 구입하기도 했다. 대구 FC가 1대0으로 승리했어도 서울 팬들은 박주영을 직접 지켜봤다는 뿌듯함에 만족해 하는 표정이었다.

박주영은 경기가 끝난 뒤 "어서 빨리 팀에 적응해 내 스타일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이장수 서울 감독은 "훈련량에 비해선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펼쳤다"며 "프로에서도 청소년팀에서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