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째 병든 나무 되살리기에 헌신해 오고 있는 군인이 있다. 해군 목포해역방어사령부에 근무하는 박건준(朴建俊·48) 상사. 그는 그간 고사 위기에 처한 나무 160여그루를 살려내 해군 내에서는 '나무 살리기 달인'으로 불리는 '나무 박사'다. 부대 안의 수백년된 나무들을 주로 되살려 오던 그가 이번엔 부대 밖으로 나간다. 오는 14~17일 고사위기에 놓인 경남 진주의 600년생 느티나무를 장애우들과 함께 살리는 행사를 벌일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남 진도가 고향인 박 상사의 특별한 나무사랑은 어린시절부터 생명의 소중함을 몸에 익혀온 데서 시작됐다.
"어릴때 고향 집엔 수백 년 묵은 고목들이 즐비했고, 부모님은 마당의 정원수와 화초를 정성스레 관리하셨죠. 초등학교 때 원예부에서 활동하는 등 평소 나무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온 저에게 부모님은 '넌 나무 가꾸는 데 재능이 있으니 평생 그 분야에 매진하라'고 유언을 남기셨어요."
박 상사는 "부모님 유언을 늘 떠올리며 중·고교 때는 물론, 군 입대 후에도 수목관리에 필요한 서적과 신문기사를 탐독했고, 국립수목원·대학 등의 전문가에게 수시로 문의하며 '나무공부'를 계속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나무에 대한 지식을 쌓은 그는 1995년 국내 보호수 상당수가 병들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무 살리기에 뛰어든다. 이후 10여년 간 그는 해군 군수사령부의 120년생 히말라야시다를 비롯, 진주 문산초등학교 400년생 느티나무, 해군사관학교 100년생 왕벚나무 15그루 등 고사 위기에 놓였던 160여그루의 고목을 살려냈다. 그는 또 나무 줄기에 생긴 공간을 천연재료로 메워주는 '수목부패부동공충전법' 등 13종의 특허와 실용신안을 등록했다.
그가 이번에 진주에서 벌일 느티나무 되살리기 행사는 그동안 쌓은 나무 살리기 노하우를 사회에 전해주는 뜻깊은 행사다. 경남 진주시 사봉면 방천리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서는 경남 창원의 장애아동복지단체인 '풀잎마을' 장애우 20여명이 약품바르기, 썩은 부위 긁어내기 등 치료과정에 참여할 예정이다.
박 상사는 "이번 나무살리기 체험학습을 통해 장애우들이 새싹 같은 희망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